명재완의 범행 이유…“가정 불화·직장 불만·분노”

입력 2025-03-12 14:39
지난달 10일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양을 살해한 교사 명재완. 대전경찰청 제공

초등학생 김하늘(8)양을 살해한 명재완(48)이 저지른 범행은 가정 불화와 직장 생활에 대한 불만, 자신을 향한 분노가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는 경찰 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대전경찰청 전단수사팀은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13세 미만 약취·유인)를 적용해 검찰에 명재완을 넘긴 후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명재완은 처음엔 누군가를 살해하려 했다기보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범행 3~7일 전부터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쪽으로 표출 방식이 바뀌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명재완이 인터넷에서 흉기 혹은 살인 기사 등을 검색한 기록에서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심리학 용어로 ‘분노의 전이’라며 분노 표출 대상으로 약한 상대를 골라 범행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명재완이 범행 직후 경찰에 “어떤 아이든 상관 없이 같이 죽겠다”고 말한 것도 경찰 설명을 뒷받침한다.

경찰은 명재완이 흉기를 직접 구매했고, 과거 살인 기사 등을 검색한 것을 토대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 명재완은 스스로 죽기 위해 흉기를 구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경찰은 누군가를 살해하려는 계획이 있었다고 봤다. 경찰은 명재완이 전체적인 흐름에서 계획 범행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명재완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와 반성 의미의 담은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형법상 살인죄보다 무거운 특가법을 적용해 이날 명재완을 검찰에 넘겼다. 해당 법에 따르면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약취하거나 유인한 뒤 살해할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명재완은 지난달 10일 오후 4시30분부터 5시 사이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하늘양을 창고로 유인한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늘양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명재완은 범행 직후 목과 팔 부위를 자해해 응급 수술을 받고 25일간 병원에서 안정을 취했다. 명재완은 수술 전 경찰에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