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하늘양 살해한 명재완, 전반적으로 계획범죄”

입력 2025-03-12 14:03 수정 2025-03-12 14:08
대전경찰청이 공개한 명재완의 신상정보. 대전경찰청 제공

경찰이 학교에서 김하늘양을 살해한 여교사 명재완(48)의 범행 과정이 전반적으로 계획범죄에 가까웠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김장현 대전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피의자가 흉기를 구입한 것이나 전체적인 내용으로 미뤄봤을 때 계획된 범행이라고 판단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명재완이 범행을 위한 흉기를 구입한 점, 인터넷을 통해 과거 살인사건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명재완이 범행 3~7일 전부터 계획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전 명재완이 인터넷에서 검색한 단어 가운데 계획범행과 관련성이 짙은 단어도 발견했다고 한다.

김 과장은 “검색의 흐름을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향의 내용을 검색했는데, 범행 수일 전 계획범행에 쓰이는 단어가 나왔다”며 “결정적으로 범행 도구를 구입한 건 계획적으로 범행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재완은 경찰 조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흉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남을 해치기 위해 흉기를 구입한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하지만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흉기를 준비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과장은 “피의자가 누군가를 살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흉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며 “하지만 큰 흐름에서는 계획범행에 전체적으로 부합한다”고 했다.

김재춘 대전경찰청 강력계장도 “통계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흉기를 구입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 명재완의 심리에 크게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학교에서의 업무 배제는 직접적인 범행 동기가 아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무엇보다 관할 교육지원청이 학교관리자에게 명재완의 업무 배제를 권고한 사실조차 아직 명재완에게 통보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김 과장은 “장학사가 학교관리자에게 업무 배제를 권고한 것은 직접적인 범행 동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며 “피의자는 가정과 학교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있었고 본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그런 불만들이 쌓여 분노가 전이돼 범행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대전지검은 향후 명재완의 범행 동기 및 과정 등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강력범죄를 담당하는 형사 3부 허성규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수사팀을 편성해 경찰과 긴밀히 협조했다.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도 최선을 다했다”며 “향후 피의자의 범행 동기·경과 등에 대한 철저한 보완수사를 통해 범행의 전모를 규명하겠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