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서 테슬라 전시회…트럼프, 직접 홍보 나섰다

입력 2025-03-12 10:05 수정 2025-03-12 10: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테슬라 일론 머스크 회장을 위한 자동차 전시회를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테슬라의 모델 S에 탑승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테슬라 일론 머스크 회장을 위한 자동차 전시회를 개최했다.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특정 제품을 홍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전시회는 기자회견과 자동차 광고가 섞인 형태로 30분 동안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과 캐나다 관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동안 총 다섯 대의 테슬라 차량을 직접 시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밝은 빨간색 모델 S를 가리키며 “아름답다, 내가 마음에 드는 건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곁에 있던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을 추천하며 “이 차는 방탄”이라고 소개했다.

전시회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 자동차 모델에 대한 메모를 손에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앞서 이날 새벽 SNS 트루스소셜에 테슬라 차량을 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후원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핵심적인 역할로 자리 잡았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8%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충성심에 응답하기 위해 이러한 행사를 기획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친구나 가족을 대신해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나 대통령의 경우 예외가 적용된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켈리앤 콘웨이 고문이 이방카 트럼프 영부인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제품을 사도록 권장했다가 공식 경고를 받은 일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그의 아들 릴 엑스가 백악관 앞에 전시된 테슬라 차량 근처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년 동안 전기자동차를 혹독하게 비판해 온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2023년 12월 SNS에 “전기차는 지옥에서 썩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으며 전기차의 경우 비싼 가격 대비 주행거리가 짧다고 여러 번 꼬집었다.

트럼프는 그러나 이날 대통령 경호실에서 대통령의 운전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충전 문제는 더 이상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랫동안 차를 운전하지 못했지만 운전을 정말 좋아한다”며 “이 차를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 대금을 수표로 지불할 것이며, 할인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가 머스크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