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공개한 AI 비서 마누스가 제2의 ‘딥시크’로 주목받고 있다. 챗GPT의 아성이 무너지자 주요 AI 스타트업들에 덩달아 투자 열기가 몰리고 있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돈뭉치를 AI 스타트업에 건네는 중이다. 한편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들어 투자된 금액이 이미 300억달러를 넘어섰다”면서 “이미 이뤄진 거래와 앞으로 몇 주 안에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올해 1분기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은 2022년 1분기 이후 분위기가 가장 좋다”고 보도했다.
미국 스타트업은 2021년 가장 높은 투자를 기록했었다. 당시 1억 달러(약 1458억3000만원) 이상 거래는 854건으로, 기술기업에 3580억 달러(약 522조714억원)이 투자됐었다.
미국 신생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800억 달러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올해 1분기에도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AI 스타트업인 앤스로픽과 방위산업 스타트업인 쉴드AI가 올해 각각 35억 달러, 2억4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들 기업은 615억 달러와 53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기록했다. 최근 2주 동안 핀테크 업체인 스트라이프와 비용관리 스타트업 램프도 각각 915억 달러와 13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투자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오픈AI는 소프트뱅크와 400억 달러 모금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2600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평가액 1570억 달러 대비 66%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옥석가리기로 사업성이 검증된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4분기 오픈AI, xAI, 데이터브릭스 등 6개 대형 거래가 전체 자금 조달액의 40%를 차지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양극화 현상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소위 ‘대박’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FT는 “투자가 실패할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투자 대상 스타트업의 가치가 10배 또는 100배 이상 급증할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