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저녁 7시면 부산역 광장은 찬송가와 기도 소리로 울려 퍼진다. 벌써 13년째다. 참석자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통일되는 그날까지”라는 구호를 모일 때마다 외친다. 부산통일광장기도연합(부산통광·공동대표 이성구 안용운 목사)은 10일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 13주년을 맞아 666차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는 전현구 부산통광 실행위원장의 안내와 사회로 시작됐다. 이성구 부산통광 공동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13년이 하루 같이 지나갔다. 지금까지 버티고 견디고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북한이 어떻게 될지 오직 하나님만 아시고 아무도 모른다. 기도하고 기다리면서 하나님의 때를 반드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재 부산교회희망연합 이사장은 “13년 동안 666번 이 자리를 지키면서 북한동포를 위해 기도하고 탈북해서 북송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여러분은 참으로 귀하고 훌륭하신 분들이다. 선한 일을 행한 자에게는 생명의 부활이 반드시 있게 될 줄 믿는다”고 격려사를 했다.
북한에서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빈민)로 살다가 탈북한 지성호 함경북도 도지사는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시 26:5~6)란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지 도지사는 “함경북도에는 230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정치범 수용소도 있다. 꽃제비와 장애인들이 추운 날씨에 힘겹게 살아갈 걸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며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탈북 과정에서 체포돼 북송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죽어간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처럼 북한의 꽃제비와 장애인들이 탈북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중국 땅에서 알게 된 하나님을 북한 땅에 가서 전하는 그런 세상, 그것이 통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하나님의 기적을 여러 번 체험했다. 이곳의 기도 소리가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북한에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셨다고 나는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 도지사는 이날 최미나 통일소망선교회 간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깜짝 축복송을 받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탈북동포를 위해’ ‘국내 탈북민을 위해’ ‘북한 동포들의 생존을 위해’ ‘북한 지하교회를 위해’ ‘북한에 억류된 국민들을 위해’ ‘대한민국과 복음통일을 위해’란 제목으로 합심 기도를 드렸다.
매주 이어지는 기도회는 한반도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부산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진행되고 있다. 13년째 쉬지 않고 이어져 온 노력은 지역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전현구 실행위원장은 “13년 동안 변함없이 기도에 동참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더욱 기도하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4일에는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영진 목사) 주관으로 대규모 기도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기도회는 부산 지역 교계가 연합해 한반도 통일을 위해 집중해 기도할 예정이다.
부산통일광장기도회는 2011년 12월 19일 첫 기도회를 시작으로 탈북동포 강제북송중단 촉구대회, 탈북난민 강제북송반대 촛불집회, 탈북난민구출 생명버스 발대식, 통일광장포럼, 통일광장기도회 등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부산역 광장에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