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증가에도 중대형 상승폭 10년 새 3배…넓은 집 찾는다

입력 2025-03-12 05:03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들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서울에서 중대형 아파트의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도 공급 부족으로 희소성이 높고 넓은 평형을 선호하는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11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2014~2024년 서울 아파트 매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초과~102㎡ 이하 아파트의 지난해 평균 매매가는 18억8701만원이었다. 이는 2014년 6억2424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2%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60㎡ 초과~85㎡ 이하 177%(4억4847만원→12억4038만원), 60㎡ 이하 167%(2억9869만원→7억9634만원), 102㎡ 초과~135㎡ 이하 166%(6억8534만원→18억2246만원), 135㎡ 초과 148%(13억938만원→32억4866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강남3구의 중대형 평형은 2014년 8억3411만원에서 지난해 25억133만원으로 200% 상승했다. 같은 기간 그 외 지역의 중대형 평형은 5억2552만원에서 14억6370만원으로 179% 올랐다. 강남3구와 그 외 지역의 중대형 평형 평균 매매 가격 차이는 2014년 3억859만원에서 2024년 10억3763만원으로 벌어졌다.

중대형 평형의 인기는 지난해 말부터 분양 시장에서 관측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전용 94㎡는 1순위 청약에서 51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달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서 공급된 프레스티어자이 전용 99㎡는 20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전용 144㎡도 125대1로 세 자릿수 경쟁률을 찍었다.

다만 입지에 따라 선호도 차이도 분명하다. 지난해 11월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1순위 청약은 중대형인 전용 105㎡ 이상 16개 주택형 중 8개가 미달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1·2인 가구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중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꾸준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이며, 주요 입지에 따라 선호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평균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중대형 평형의 거래량은 2582건에서 1407건으로 10년 새 46% 하락했다. 다방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국평(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포함된 중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보다 중대형 면적에서 더 큰 상승 폭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며 “특히 거래량이 감소했음에도 전 면적에서 매매가는 상승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