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주목받는 양자내성암호…“양자컴 해킹 공격 막고 데이터 보호”

입력 2025-03-12 05:00

양자컴퓨터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기존 암호 체계는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양자내성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PQC)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 양자내성암호란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해킹을 막고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통신사와 정보기술(IT) 기업은 양자내성암호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PQC 기술을 적용한 기업 계정 관리 솔루션 ‘알파키’를 선보였다. 알파키는 기업의 클라우드 기반 환경에서 임직원의 업무 계정 권한을 자동 관리하고, PQC를 통해 보안을 강화한 서비스다. 예컨대 알파키를 이용하면 임직원 신원 확인 후 접근 권한을 부여할 수 있고, 퇴사자 등 권한이 없는 사람의 접속을 자동으로 제한할 수 있다. 이 과정에 필요한 사용자 인증이나 개인정보 접근을 PQC 기술로 암호화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PQC 기반 가상 사설망(VPN) 서비스도 상용화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PQC는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로 추가 장비 없이 기존 네트워크에 통합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산학 협력으로 개발한 ‘AIMer(에이머)’ 알고리즘이 한국형 PQC 국가공모전에서 전자서명용 분야의 최종 알고리즘으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공모전은 한국형 PQC를 확보하기 위해 개최됐다.

에이머는 자체 개발한 일방향 함수 기반 암호 알고리즘으로, 수학적 난제 방식의 알고리즘보다 더 안전하다고 삼성SDS는 설명했다. PQC는 보통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컴퓨터가 풀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데, 이보다 발전된 형식이라는 뜻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의 통신 구간에 PQC를 시범 적용했고,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선정된 알고리즘은 국가정보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 발표한 ‘범국가 양자내성암호 전환 마스터플랜’에 따라 국내외 기준에 맞게 표준화가 추진된다. 과기정통부 등 관계 부처는 2035년까지 국내 암호체계를 PQC로 전환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지난 2023년 수립한 바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PQC 기술 개발 활성화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양자내성암호 시범전환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년 전 세운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의료, 국방, 금융 등 산업 분야별 PQC 시범전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