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연관성 없는데’…군수 따라 해외간 충북도의원

입력 2025-03-11 14:57 수정 2025-03-11 17:41

충북도의회 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기초단체장 해외 출장에 동행했다. 해당 도의원은 공무 해외출장 업무와 연관성이 전혀 없고 경비가 도의회 예산으로 전액 지출돼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다.

11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A 도의원은 지난 3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을 다녀왔다. 경비 161만2790원 전액은 도의회 예산으로 지출됐다. 도의원 자부담은 전혀 없었다.

송인헌 괴산군수가 이끄는 방문단에는 공무원 6명, 도의원 1명 등 8명이 참여했다. 이번 출장에 괴산군의원은 참여하지 않았다.

방문단은 괴산의 농업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캄보디아 노동직업훈련부 등을 방문해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문제는 기초단체장의 해외 출장에 기초의원이 아닌 광역의원이 이례적으로 동행한 것이다. 시장·군수의 해외 출장에 도의원 명단이 포함된 것은 1952년 충북도의회 개원 이래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군은 지난 2월 19일 도의회에 공문을 보내 “괴산군의 캄보디아 방문에 동행할 수 있는 도의원 1인을 추천해 달라”고 협조를 부탁했다. 도의회는 이양섭 도의장의 최종 승인을 받아 A 도의원을 선정했다.

A 도의원은 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소속이다. 농업 분야는 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맡고 있다. A도의원의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재난안전, 건설, 환경, 산림 분야 등을 다룬다.

괴산군 관계자는 “A 도의원이 괴산군에 관심이 많아 캄보디아 출장에 동행하게 된 것”이라며 “군의원은 일정상 불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A 도의원 역시 “괴산군이 도의회에 해외 공무 출장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중요성을 현장에서 확인했고 이를 충북도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도의회 예산으로 자신의 지역구 단체장 해외 출장에 동행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행보인 것 같다”며 “업무 연관성이 부족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