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난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손을 잡아준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 목사)이 북한 개방 후 북한 어린이의 전인적 양육 사역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2013년부터 북한 어린이들에게 기독교 양육이 가능한 때를 위해 187곳 한국교회와 파트너십을 이루며 준비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컴패션은 11일 서울 용산구 로얄파크컨벤션에서 ‘우리의 발걸음, 예수를 향하여’ 주제로 ‘2025 북한 사역 파트너스 소사이어티’를 개최했다. 행사는 북한 어린이 사역에 동역하는 파트너 교회가 북한 어린이를 전인적으로 양육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전략을 공유한 자리로 마련됐다.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는 인사말에서 “북한 어린이 양육을 준비하는 것은 단순 구호 활동이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사역”이라며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망을 갖고 파트너 교회들과 전인적 양육을 위한 실질적 준비를 계속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명지대 교수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한 강연에서 “북한이 현재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지금은 국제 정세 변동이 큰 시기”라며 “이런 시기일수록 교회가 지속해서 소망을 품고 기도와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숭실대 명예교수는 ‘북한 어린이 삶의 양상 분석과 어린이 센터 설립 구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진행된 조사를 기반으로 북한 개방 후 어린이센터 설립과 운영을 위한 데이터와 전략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2008년 UN 요청으로 북한에서 실시된 인구 조사 등의 통계 자료를 참고해 북한 지역별 어린이의 후생 수준을 분석했다. 이후 시간이 흘렀지만 북한에서는 이동의 변화가 크게 없고 2008년 진행된 종합적 자료를 통해 현재 상황도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준비된 교회가 북한 어린이 양육 사역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북한의 지역별 가난도를 분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평양 아동의 후생 수준이 가장 양호하며 황해남도가 가장 열악한 지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북한 아동이 여전히 빈곤과 아사로 고통받고 있으며 유기와 범죄 등에도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중 국경인 양강도 혜산에 사는 아동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면서 “혜산시 어린이들은 집과 학교에서의 생활, 정치 동원이라는 반복된 일상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습권과 인권 침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에 제공되는 기본적 기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시장 발달로 발생하는 빈부격차가 결국 어린이들의 삶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특히 혜산시 어린이들은 빈곤과 유기, 범죄, 정치적 처벌, 체벌과 성차별이 내재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북한이 개방될 경우 컴패션이 축적한 자료를 활용해 파트너 교회가 가장 열악한 지역부터 신속하게 어린이센터를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조언했다.
그러면서 “컴패션 어린이 센터는 궁극적으로 북한에 설립된 교회가 그 운영을 담당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북한의 교회 세우기 과업과 병행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남한 교회들이 사전에 특정 지역에 어린이 센터를 설립할 것을 준비하다 개방되면 곧바로 설립과 운영을 시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국컴패션의 북한 사역은 2011년 국제컴패션 리더십 회의에서 논의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북한사역팀 신설로 본격화됐다. 2015년 6월 개최한 ‘북한사역 서밋’을 통해 한국교회에 북한 어린이에 대한 비전과 계획을 나눴다. 현재까지 187개 교회가 한국컴패션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어린이 센터 전문인력으로 2011명 이상이 사역 훈련을 수료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