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석 달 째 ‘경기 하방 위험’ 확대 진단… “대외 여건 악화”

입력 2025-03-10 17:01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 달 연속 한국 경제에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 부진이 투자와 고용 지표를 끌어내리는 상황에서 미국 신(新) 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건설업생산은 1년 전 생산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며 전년 대비 27.3% 급감했다. 1월 취업자 수도 건설업 취업자 감소세(-16만9000명)로 13만5000명 증가에 그쳤다.

KDI는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며 전반적인 수출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월 수출은 1.0% 증가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5.9% 감소했다.

KDI는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이 향후 수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및 부품(46.0%), 일반기계(29.4%), 철강 제품(13.1%) 등이 모두 미국 관세 인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KDI는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ICT 및 일반기계에 대한 관세 인상이 우리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 심리 위축 현상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는 작년 말 정국 불안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라면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되며 세계 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