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앞으로 이 기준과 해석이 결국은 다른 일반 국민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언젠가 때가 되면 대통령을 뵐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석방에 대해 “인신 구속의 절차는 절차적 정당성이 대단히 중요한 절차”라며 “법원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 취소 결정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법원이 구속기간 불산입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산정한 데 대해서는 “국민들이 다 보시는 과정에서 저 기준이 나온 이상 저 기준은 국민들 모두에게 그대로 적용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구속기간을 ‘날’수로 계산하는 관행을 깨고 ‘시간’을 기준으로 적용하면서 검찰의 공소제기가 윤 대통령 기속기간 만료 후 이뤄졌다고 판단해 공소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한 전 대표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 배경의 다른 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절차 논란에 대해서는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공수처는 정말 없어져야겠다”고 먼저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라는 제도가 더불어민주당에서 억지로 사법 시스템을 흔들어보겠다는 정략적 이익(에 따른 것)”이라며 “제도 자체가 너무 성기고 구멍이 많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언젠가 때가 되면 대통령 뵐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언제 만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런 중심으로 얘기할 문제는 아닐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과 같은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 정치인으로서의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2년 넘게 굉장히 진하게 정치를 했다”고 한 전 대표는 강조했다.
또 “법무부 장관 때 1대 180으로 민주당과 싸웠고, (국민의힘)비상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끌었고, 여러 가지 반대가 있었지만 소수파로서 당대표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그 이후 재보궐 선거에서 역전승을 했다. 계엄까지 겪었고 계엄을 저지했다”며 “이런 경험을 다 겪은 정치인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검사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 충분한 정치 경험을 했다고 강조한 셈이다.
한 전 대표는 이어 “검사 정치를 폄하할 때 나쁜 걸 두 가지 얘기하는데, 까라면 까고 물라면 무는 상명하복과 줄 세우기 같은 것”이라며 “그런데 저는 그 반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까라면 까라고 했으면 제가 계엄을 막았겠느냐. (김건희) 여사 문제를 제기하고 이종섭(전 호주대사), 황상무(전 시민사회수석) 문제, 의료문제, 명태균 문제 등에 대해 직언을 했겠느냐. 오히려 저는 그 반대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대표를 하면서 만약 줄 세우기를 했었으면 제가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과 같은 검사로 묶지 말아달라’는 말로 정리하겠다”고 하자 한 전 대표는 “꼭 그렇게 누구와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검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고 저는 열심히 일했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