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도심 근대건축물…대구시 보존·활용 이어간다

입력 2025-03-10 11:05 수정 2025-03-10 13:52
대구 동성로 도심캠퍼스 2호관으로 사용 중인 옛 꽃자리 다방 건물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 도심 근대건축물들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대구시가 보존이 필요한 근대건축물들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단장하고 있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가 매입한 근대건축물은 중구에 위치한 5곳이다. 1950년대 한옥 구조 건물로 2013년 이후 게스트하우스로 활용됐던 공간을 매입해 손본 뒤 지난해 초부터 동성로 도심캠퍼스 1호관으로 활용 중이다. 영남일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역임한 구상 시인이 6·25 직후 전쟁의 참상을 노래한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곳으로 유명한 ‘꽃자리 다방’ 건물도 매입·보수해 지난해 말부터 동성로 도심캠퍼스 2호관으로 사용 중이다. 6·25 당시 향촌동 피란 문인들의 구심점으로 구상 시인이 자주 찾았던 공간으로 알려진 ‘대지바’ 건물은 한국전선문화관으로 변신했다.

대구 최초 여성을 위한 고등기술교육기관인 영남여자고등기술학교 건물이자 1958년 창립된 ‘경북문인협회’ 사무실이 있었던 건물과 민족자본으로 건립한 최초의 백화점으로 이상화, 이인성 선생 등 당대 지식인과 예술인들의 쉼터·교류공간 역할을 한 ‘무영당’ 건물은 최근 정비를 마치고 추가 활용 방안을 찾는 중이다.

시는 옛 무영당과 경북문인협회 건물을 활용한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13개 팀을 모집 중이며 4월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팀에게는 최대 2500만원의 지원금과 활동 공간이 제공된다. 시는 두 근대건축물을 지역 주민, 예술인 등이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소상공인 거점공간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시가 매입해 리모델링 한 근대건축물들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후 건축 양식을 간직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 대구의 경우 6·25 당시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피해가 적어 남은 근대건축물이 많다. 현재까지 70여곳(시 매입 5곳 포함)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는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이 매물로 나올 경우 적극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동성로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근대건축물 보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프로젝트 추진으로 동성로 인근 도심이 활성화되면 이 일대 근대건축물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이 시민과 청년들을 위한 창의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