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계지도자 100인, 트럼프 행정부 비판 나서

입력 2025-03-09 17:4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목회자 및 교계 활동가 100인이 최근 해외 원조 동결, 이민자 추방, 복지 예산 삭감 등 행보를 이어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사순절을 맞이해 ‘예수님께로 돌아가기: 우리 시대에 사순절 실천하기’라는 제목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기독교인들에게 “모든 정치적 신념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마 25:35~36)에 따라 취약계층을 보호할 것”을 요구했다.

Lent 2025 웹사이트 캡처

성명문은 “특별히 올해는 미국이 정치적으로 부와 권력, 지배권을 축적하며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가운데 사순절을 기념하게 된다”며 “예수께서 그의 추종자들에게 섬기고 보호하라고 한 이들을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잔인하게 버리고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약자를 보호하고 불의한 결정에 반대하는 것은 사순절 동안 우리가 지켜야 할 신앙에 근거한 헌신이다”라며 “우리 기독교인이 나서서 지역, 주, 연방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식량 및 의료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는 것에 반대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 예산 감소는 부유층에 혜택을 주고 저소득층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경은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심판받을 것이라고 분명히 얘기한다”며 “역사상 위기의 순간은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순종을 되살리고 다시금 부흥할 수 있는 기회를 촉발할 수 있기에 이 순간 가장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용감하게 목소리를 높여서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성명문 하단에는 레이먼드 장(아시아계미국인기독교협의회) 목사, 랜달 발머 다트머스대 종교학과장 등 100인의 명단도 함께 기재돼있다.

한편 성명서가 여론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바꾸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독교 보수주의 옹호단체인 패밀리리서치협의회 소속 데이비드 클로송 성경적세계관센터 소장은 “신학적 좌파들이 진보적 관점을 통해 정치적 이슈를 재구성하려 하는 것”이라며 “정치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미 이런 반대 의견에 대해서도 잘 알기에 (성명서가)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성경에 어긋나는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부정확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 스포츠를 보호하고, 해외에서 납세자의 세금으로 임신 중절을 지원하는 것을 막는 멕시코 시티 정책을 재도입하고, 미성년자에 대한 성별 관련 의료 개입을 금지하는 등 성경적 원칙에 대한 헌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ent 2025 웹사이트 캡처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