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이 9395만대에 그치며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일본이 가장 큰 생산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자동차 생산 글로벌 순위도 내수부진으로 전년 6위에서 7위로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9일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음.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약 9395만대라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이었던 2020년 15.4% 급감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한 것이다.
일본은 가장 큰 폭의 감산을 보였다. 토요타와 혼다 등 일부 업체가 품질 인증 부정 취득 문제와 자연재해로 인해 -8.5%의 생산 부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824만대를 생산했다. 뒤를 이어 태국(-20.0%), 한국(-2.7%), 스페인(-3.0%) 등도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수출이 278만대로 0.6%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생산량은 내수 부진 여파에 전년 대비 2.7% 감소한 413만대를 기록했다. 내수판매는 163.5만대로 6.5% 감소했는데, 이는 2013년 이후 최저치다. 이로 인해 2020년 팬데믹 이후 글로벌 순위 5~6위권에서 다시 7위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국내 자동차 시장은 잠재 수요가 적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내수가 전년 대비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생산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 전망이 어렵다고 봤다. 특히 국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수록 부품업계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지며, 전후방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미국, 일본, 인도 순으로 4년 연속 자동차 생산 톱4 자리를 지켰다. 이들 4개국의 생산은 글로벌 전체 자동차 생산의 59.7%를 차지한다. 중국은 전년보다 3.7% 증가한 3128만대를 생산해 16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정부 주도의 내수 진작과 수출 장려 정책이 생산 증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내수 판매가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이 재고 관리에 집중하면서 생산은 전년보다 0.7% 감소한 1056만대를 기록했다.
KAMA 관계자는 “미래차 생산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내수 진작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국내생산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가칭)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