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재개 임박했나…네타냐후 “전투 준비” 명령

입력 2025-03-08 16:44
지난해 10월 14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현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 피해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2단계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이스라엘이 군에 전투 준비 명령을 내렸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공영 칸(KAN) 라디오 방송은 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지도부가 군에 가자지구 작전을 위한 긴급 전투 준비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와이넷도 에얄 자미르 신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대한 새로운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점진적으로 압박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남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가자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 전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스라엘이 지난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 물품 반입을 차단하면서 이미 공습 재개를 위한 첫 단추를 채웠다고 평가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다음 단계는 전기와 수도 차단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조치가 효과를 내지 못하면 하마스 목표물에 대한 공습 작전 재개와 가자지구 북부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이주 조치도 잇따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유대인국가안보연구소(JINSA)의 마이클 마코브스키 소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들어가서 하마스를 끝장내겠다는 결심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더 강하게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관측이 나온 것은 휴전 연장을 위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을 우선 석방하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전쟁 종식을 선결 조건으로 보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원하지만, 하마스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하자 이스라엘은 중간 단계로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계속한다면 한 달가량 휴전을 더 연장하겠다고 제안하고, 8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 연장을 위한 인질 석방 시한을 지키지 않으면 전면전 재개까지 하마스에 대한 조치를 강화해나가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하마스는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무장 해제 관련 논의는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전쟁 초기보다 가자지구에 다시 진입하기 유리한 상황이라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친이스라엘 성향인 데다 하마스와 연대했던 헤즈볼라와도 휴전 협상을 이루면서 북부에 병력을 많이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탓이다. 하마스의 군사시설이 상당 부분 파괴됐고 전투력이 약화한 점도 이스라엘에 유리한 정황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