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가까이 품기 위해서는 우선 낮아져야 한다.”
8일 기독경영연구원(기경원·정연승 원장)이 서울 서초구 네패스에서 개최한 기독경영포럼에는 갈등과 고립의 시대 속 바람직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제시됐다.
‘비아 메디아: 잃어버린 사이를 찾아서’를 주제로 강연한 송용원 장로회신대 교수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위기는 중간지대가 없는 것”이라며 “인간은 진보와 보수라는 경직된 한계에 갇힌 존재가 아니다. 그 안에서 발전을 만들기 위한 가능성 사이에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비아 메디아는 가운데 길을 뜻하는 라틴어다.
“예수께서 그들 가운데로 지나서 가시니라.”(눅 4:30)
송 교수는 “예수께서는 한쪽의 파당을 선택하지 않으시고 모두를 품는 역할을 하셨다”며 “인간의 유한성을 인정하고 낮아짐의 자세를 가질 때 상대와 공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가 한국교회에 제시한 중간자리의 역할은 네 가지다.
상대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대화의 플랫폼 마련, 용서의 모범을 보여주는 화해 실천, 사랑의 정의를 외치는 예언자적 목소리,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실천적 봉사가 이에 해당한다. 송 교수는 “그리스도인이 중심 없는 단순 양비론을 주장하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성경적 가치인 정의와 자비를 기준으로 중재자 역할을 실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기경원은 정기총회에서 연계와 협력에 중점을 둔 사업 방향성을 발표했다. 정연승 원장은 “기경원 내 커뮤니티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기독경영아카데미, 스타트업스쿨, ACM(기독경영학회)의 연합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경원과 교회, 기독교 기관의 협력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기경원은 오는 5월부터 대한기독병원협회(회장 이대희 원장)와 협력한다. 이 사업으로 기경원은 대한기독병원협회에 기독병원이 기독인 인재를 선발하고 교육하는 과정에서 추구해야 할 원칙과 인사 정책을 제시하게 된다.
이병구 기경원 이사장은 기경원의 역할로 연구를 통한 아젠다 설정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지금 시대에 경영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목적 중심의 경영”이라면서 “기업 경영에 있어 명확한 철학과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경원은 올해 연구를 강화해 기업 비전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길잡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경원은 올해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던 사무실을 서초구 네패스 서울사무소로 이전한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