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 악재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를 유보하면서 지난해 4분기 산업대출 증가폭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총 1962조2000억원으로 3분기 말보다 3조3000억원 늘었다. 분기별 산업대출 증가 폭은 2016년 4분기(9000억원 감소)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48조4000억원으로 3분기 말보다 1조6000억원 줄어 감소전환했다. 화학·의료용제품은 2조4000억원 증가에서 1조원 감소로, 기타기계·장비도 1조2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1조3000억원)도 감소 전환했다.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같은 기간 1253조7000억원으로 3분기 말보다 3조9000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폭은 3분기(7조5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부동산업은 지역 상업용 부동산 부진 여파에 4조9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증가 폭도 내수부진 영향으로 같은 기간 1조3000억원에서 3000억원로 감소했다. 건설업 대출액은 건설기성액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3분기 말보다 1조2000억원 줄어든 10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기업이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단기자금)은 -1조8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감소 폭이 축소됐다. 시설자금(시설, 설비 등 고정자산 확충을 위해 필요한 자금)도 9조3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예금은행 대출 중 대기업은 2조1000억원 증가에서 1조8000억원 감소로 전환했고, 중소기업은 8조6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