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오봉 전북대 총장 “AI시대 완벽 준비된 대학 만들겠다”

입력 2025-03-07 11:36 수정 2025-03-07 11:50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시대 완벽하게 준비된 대학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대학교육 전반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AI와 바이오, 반도체‧양자컴퓨터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 연구를 집중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취임 3년차를 맞아 6일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AI시대 완벽하게 준비된 대학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2023년 2월 취임한 뒤 그동안 24만㎞, 하루 평균 300㎞를 달렸다”며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상생의 발전을 이끌어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전북대 역사상 처음으로 8000억원이 넘는 대형 정부 재정지원 사업을 유치했다. 또 52억원의 발전기금 유치, 재학생 만족도 평가 6년 연속 1위,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성공적 지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학 운영 전반에 AI를 덧입히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양 총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정보화 분야 혁신을 위해선 새로운 정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학사와 행정, 포털, 모바일 서비스 등 대학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해 미래지향적인 대학으로 혁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 총장은 지난 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제29대 회장에 취임했다.

“지금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를 비롯 재정난, 교육 혁신 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구조적 변화에 맞춰 대학, 특히 지역대학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 지원과 혁신을 이끌어야 할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그는 “지금 대학 정원이 46만명이다. 그러나 2040년이 되면 학령인구는 26만명으로 급감할 예정이다”며 “197개 대학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정부‧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하며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양 총장은 “15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대학의 어려움이 크다”며 “무엇보다도 3년 한시 운영되다 올해 만료되는 ‘고등 평생 교육지원특별 회계’가 상설화 할 수 있도록 대학들과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양오봉 전북대 총장 등이 지난해 4월25일 전북대에서 열린 ‘글로컬대학 비전선포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북대 제공.

- 전북대 제19대 총장에 취임한 지 3년차를 맞았다. 소회는?
“대학의 미래 비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 거리로 환산했더니 730일 동안 24만㎞를 달렸다. 하루 평균 300㎞ 이상을 달리고 또 달렸다. 지구 여섯 바퀴를 돈 셈이다.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도 많았다. 취임 당시 전북대를 ‘글로벌 Top100 대학’, 지역발전을 가장 앞장서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했었던 약속했는데,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 정부 재정지원사업 유치와 우수했던 각종 대외평가,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의 성공적 지원 등 기억에 남는 성과들이 많다. 그러나 안주하지 않겠다.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남은 임기는 미래의 전북대를 조각해 나가겠다.”

- 지난 성과를 돌아본다면?
“최초가 많았다. 제1기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을 비롯해 2년간 유치한 정부 재정지원사업만도 8000억원이 넘었다. 전북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학 발전기금도 52억원을 유치했다. 한국표준협회의 재학생 만족도 평가에서도 지방국립대 최초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전북대 캠퍼스에서 개최했다.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젊고 활기찼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엔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학 운영 전반에 AI 도입도 시작했다. 기꺼이 쇄빙선이 되어 믿음직한 구성원들과 묵묵히 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

양오봉 총장과 전북대 관계자들이 지난 1월16일 열린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1단계 구축 사업 착수보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북대 제공.

- ‘On AI 시대’를 선언했다. 요점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정보화 분야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새로운 정보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취임 이후 ‘The Best AI University’라는 비전을 정했다. 올해 첫 프로젝트 격으로 12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정보화 혁신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국립대에선 보기 드문 대규모 프로젝트다.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학사와 행정, 포털, 모바일 서비스 등 대학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한다. 교수님들이 교육에 AI를 본격 활용토록 최신 AI교육시스템과 AI 논문교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학생들의 진로와 취업도 ‘JBNU AI 친구’가 도와주는 시대가 열린다. 전북대는 이미 미래를 향하고 있다.”

- 특성화 시대다. 대학 교육을 어떻게 특성화할 생각인가?
“세계의 대학 교육이 바뀌고 있다. MIT를 넘겠다는 미국 조지아텍이 온라인 학위 과정을 개설해 세계 1만5000여명의 학생들에게 학위를 줬다. 온라인 학위를 받은 학생들이 구글이나 애플 등에 자신 있게 취업한다. 가히 교육의 혁명이다. 오프라인이라는 낡은 우물에서 물을 떠먹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 대학도 이래야 한다. 지난해 말 온라인 강좌수가 162개였다. 2027년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제 곧 세계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전북대 강의를 듣고 학위를 따는 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 글로컬대학30 사업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추진의 핵심 목표는?
“우리 대학은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학생 중심 대학 실현’ ‘지역과의 상생’ ‘글로벌 허브 대학 도약’이라는 세 가지 큰 목표를 설정했다. 학사구조의 광역화와 전공 선택권 강화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며,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전북대는 전북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플래그십 대학’으로 담대한 걸음을 옮기고 있다.”

- 학생 중심대학을 늘 강조하신다. 교육 혁신의 구체적 성과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상생을 목표로 학사구조를 혁신했다. 올해부터 106개 모집단위를 46개로 광역화하고, 전공 선택권도 30%로 확대했다. 이는 학생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적인 변화다. 2025학년도부터 106개 모집단위를 46개로 광역화하고, 3080명의 신입생을 무전공으로 선발하여 학문 간 경계 없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둔 혁신적 학사 구조다.”

양오봉 총장과 전북대 관계자들이 4일 개강을 맞아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인사하고 있다. 전북대 제공.

- 최근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데….
“한국표준협회 서비스품질지수 평가에서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자체적으로도 매년 JBNU 만족도 조사를 하는데, 올해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77.7점으로 가장 높았다. 글로컬대학사업으로 사회적 가치가 높아지고, 물리적 시설 및 환경 개선이 높은 만족도로 이어진 것 같다. 실제로 지난 2년 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인터내셔널라운지, 중도라운지 등을 설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했다. 잘 가르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전임교원 강의 배율을 현재 58%에서 65%까지 높이고, 시대 흐름에 부합하게끔 교양과목도 대폭 개편하겠다.”

- 지역과의 상생안을 찾는 길도 많이 보인다.
“그렇다. 전북대가 추진하는 가장 핵심은 ‘지역 상생’이다. 이를 위해 전북대는 전주·완주-새만금-익산·정읍을 삼각으로 잇는 ‘JUIC 트라이앵글’구축과 지역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한 ‘지·산·학·연 싱크탱크 구축’, 그리고 폐교 유휴 캠퍼스 재생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 JUIC 트라이앵글 구축은 어떤 성과를 이루었나?
“JUIC 트라이앵글은 전주·완주(농생명·그린수소)-새만금(K-방위산업, 2차전지, 센서반도체)-익산·정읍(펫바이오·동물의약품)을 세 축으로 한다. 대학-산업도시 구축을 통해 지역 특화 산업과 대학 간의 상생 클러스터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방위산업연구소 설립,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협력, 602억원 규모의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 등을 통해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방위산업 융합전공을 신설하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교육·연구의 통합 플랫폼을 조성하며 지역 활성화에 나서겠다.”

양오봉 총장이 지난 달 20일 ‘남원 미래를 여는 세 가지 해답’이라는 주제로 남원에서 열린 지역발전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북대 제공.

- 남원 서남대 유휴 캠퍼스 재생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이 사업은 현재 글로컬 캠퍼스 설립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단계에 있다. 글로컬 캠퍼스는 K-컬처 기반의 외국인 전용 학부를 운영해 1000명 이상의 유학생을 유치하게 된다. 내년부터 본격 시작된다.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지역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남원 지역의 인구 유입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글로벌 허브 대학 도약을 위한 노력의 성과는?
“유학생 5000명 유치와 정주여건 개선, 5개 학문 분야의 글로벌 100위권 진입, 그리고 대학 교육 콘텐츠 및 기술 수출을 통한 지역혁신 성공 경험의 국제적 확산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유학생 유치의 거점이 될 해외 자매결연 대학에 ‘JBNU 국제센터’를 설치한 것은 가장 큰 성과였다. 최근 태국 랑싯대학에 이어 모코로 이븐토파일대학에 국제센터를 각각 설치하며 유학생 유치의 해외 전진기지를 확보했다. 유학생 현장실습 프로그램 개발 및 실습기업 15개 발굴, 유학생 가족생활관 확대 등을 통해 유학생 유치에만 그치지 않고 이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시스템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양오봉 총장이 지난 1월20일 2036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를 기원하는 ‘GBCH 응원 릴레이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전북대 제공.

- 지역의 대학들과도 상생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글로컬대학30 사업 당시 지역의 대학과의 상생에 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했다. 대학들이 갖고 있는 우수 자원을 적극 공유하고 개발도 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군산대, 원광대, 우석대, 전주대, 호원대 등과 잇단 협약을 체결했다. 도서관 시설을 전면 개방해 공동을 활용하고, 논문 작성 지원이나 학술 강연 등 학술연구 지원 서비스도 공유하고 있다. 이후 학생자치기구 간 협의체도 구성하고, 학생 지원 실무 부서 간의 행정적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 전북대가 글로벌 TOP 100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집중 육성할 분야는?
“전북대는 바이오, 첨단소재, 농생명, 방위산업, 센서 반도체, AI 등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중 AI와 바이오, 반도체·양자컴퓨터 등을 집중 육성해 지역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만들어 가겠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대형 연구 과제 유치,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 확대, 글로벌 학술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반도체공동연구소와 G-LAMP 사업과 같은 대규모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연구 환경 개선과 인프라 확충도 지속하고 있다.”

- RISE 체계가 본격화된다. 어떻게 추진해 나갈 계획인가?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for Education) 체계는 지역 주도의 대학 지원 체계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기에 범지역적 협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및 지역 주요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대학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 지역 기업과도 함께 연구개발을 수행하도록 산학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우리가 앞서 있는 기술이전이나 창업지원도 강화하겠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

- 지난 1일 제29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지금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를 비롯 재정난, 교육 혁신 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학사회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학령인구 감소, 대학 재정난, 교육 혁신 등의 산적한 문제에 솔루션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대학 정원이 46만명이다. 그러나 2040년이 되면 학령인구는 26만명으로 급감할 예정이다. 입학할 학생이 없다고 지금보다 절반 이상의 대학에 문을 닫으라고 할 순 없는 것 아닌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같은 구조적 변화에 맞춰 대학, 특히 지역대학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 지원과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나의 책무다. 현실적인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대학들 재정난이 심할 텐데, 정책적 대안은?
“15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대학의 어려움이 크다. 우선 대학 자체적으로 산학협력 활성화나 기업과의 공동연구, 기부문화 확대 등을 통한 재정 확보에 대한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대학 자체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정부의 확실한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한다. 대학 재정 지원의 핵심 축인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가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 2023년 도입된 이 특별회계는 기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체계에서 대학 몫을 별도로 마련한 것인데, 올해까지만 운영되고 이후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하다. 앞으로 상설화가 필요하다. 대교협 회장으로서 이를 연장시켜 상설화하는 데 진력을 다하겠다.”

- 마지막으로 다짐은?
“지난 2년 쉼 없이 달려왔다. 남은 2년, 더 빠르게 달리겠다. 단순히 빨리만 달리는 게 아니라 지역 전체가 손잡고 달리게 하겠다. 맨 앞에 전북대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지역 전체를 이끌고 갈 것이다. 우리의 손으로 더 큰 내일을 그려나가고, 우리의 땀방울이 지역의 모든 가정에 온기가 되어 열매로 맺어지길 기대한다. 이것이 우리 전북대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