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트렌드 반대로… 국내 AI 스타트업 투자 전년 대비 64% 하락

입력 2025-03-06 16:56
국민일보DB

세계 각국 인공지능(AI) 업계의 주도권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오히려 한국은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오히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해외 벤처캐피털(VC)의 이탈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6일 VC 분석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VC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8292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20%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AI 스타트업의 투자액은 8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7%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2431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 건수는 52건에서 32건으로 38.4% 줄었다. 건당 투자액은 47억원에서 27억원으로 감소했다.

투자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해외 VC가 한국을 떠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글로벌 벤처투자 유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해외 VC 국내 투자액은 2318억원으로 전년(6097억원) 대비 61.9% 감소했다. 해외 VC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이 1조 원에 달했던 2021년(9895억원)과 비교하면 76.5% 하락한 것이다.

특히 성장에 투자가 절실한 초기부터 현금 흐름이 필요한 중기까지 단계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더브이씨가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 투자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초·중기 단계 투자유치액은 5조768억원으로 전년(6조4106억원) 대비 20.8% 감소했다. VC들의 옥석가리기가 심해졌다는 뜻이다.

해외는 한국과 단리 돈뭉치를 쏟아붓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총 1780억 달러(약 256조818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의 약 57%를 차지한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AI 산업 육성에 6년간 1조4000억 달러(약 2020조2000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VC 업계 관계자는 “해외 VC들 역시 국내 VC와 마찬가지로 선별된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한다”며 “사업성 검증이 끝나지 않은 초·중기 단계 스타트업의 투자는 정체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