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거래 급감한 지 오래…” 홈플러스 사태, 리테일부동산 구조조정 본격화 신호?

입력 2025-03-06 16:32
홈플러스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연합뉴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여파로 대형마트·백화점·식료품점 등 ‘리테일 부동산’ 시장의 장기 구조조정을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업계에선 온라인 쇼핑의 주류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이미 대형마트 거래급감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리테일 부동산 자산 가치 평가와 거래 등의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6일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경자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계기로 국내 리테일 부동산 시장이 2010년대 격렬한 구조조정을 겪은 미국과 장기적으로 비슷한 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서 마트·아울렛·백화점 등은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 앤드 리스백) 거래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는데, 홈플러스는 리테일 자산거래의 약 26% 수준”이라며 “이번 이벤트로 한동안 리테일 부동산 거래와 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대형마트 거래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투자 자산으로서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이미 장기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2021년 약 6조 규모였던 대형 판매시설 거래 규모는 지속해서 하락해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간 거래액이 2000억원에 그쳤다. 젠스타메이트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나온 판매시설 대다수가 운영이 아닌 개발·용도변경·리모델링 등 목적으로 거래됐고, 용도 변경이 가능한 매물이 소진되면서 2023년부터는 거래량이 급감했다”며 “리테일 시장은 오프라인 업체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테일 부동산의 구조조정은 온라인 쇼핑 및 1인 가구 증가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현상이다. 류 센터장은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 쇼핑과 경쟁하려면 가격을 싸게 하거나, 온·오프라인을 함께 가되 온라인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며 “또 대형마트는 과거 3~4인 가족을 대상으로 해왔는데 1인 가구 증가로 집 앞 편의점에 가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