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오발사고 부상자 “운전 중 ‘꽝’ 소리…기억 안나”

입력 2025-03-06 15:18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가 발생해 사고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공)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전투기 포탄 오발사고’ 부상자 중 3명은 화물차를 타고 가다가 목과 어깨 등에 파편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A씨(60)는 “차를 운전하던 중 ‘꽝’ 소리를 들은 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깨어보니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연합뉴스에 전했다. A씨는 목에 파편이 박히는 중상을 입어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차에 함께 탑승했던 B씨(66)는 어깨 개방성 골절 등 중상을 입어 국군병원까지 헬기로 이송됐다. 또 다른 동승자 C씨(64)는 얼굴을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분쯤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포탄이 떨어져 수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애초 7명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부 주민들이 통증이나 극심한 심적 불안감 등을 추가로 호소해 15명으로 증가했다.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가 발생해 사고 현장 인근 건물의 유리창이 깨져 있다. 연합뉴스

이날 사고로 성당 건물과 주택 3채, 비닐하우스가 파손됐다. 현장에는 벽돌과 목재 조각이 널려 있는 등 사방에서 폭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박모(73)씨는 “집 안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이 친 것처럼 엄청난 폭음이 들리더니 온 집이 흔들렸다”며 “밖으로 나와 보니 주변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집 현관문과 창문 등이 날아간 허모(75)씨는 “전날 저녁에 컴퓨터가 고장 나서 차를 타고 외출했는데 만약 집에 있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집에 돌아와 보니 현관문이 열린 상태였고 경찰이 접근을 막고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져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현재 군은 폭발물 처리반(EOD)을 급파해 폭탄이 완전히 폭발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전면 통제됐으며,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공군, 육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열렸다. 공군은 훈련에 F-35A·F-15K·KF-16·FA-50 등 전투임무기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KF-16에서 MK-82 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에 낙탄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