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흥행에도… ‘위믹스’ 때문에 골머리 앓는 위메이드

입력 2025-03-05 18:00 수정 2025-03-08 14:37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흥행으로 웃음 짓던 게임사 위메이드가 느닷없이 터진 가상화폐 해킹 사건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위믹스 재단은 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되었다”고 밝혔다. 위믹스는 위메이드에서 운영하는 게임 테마 가상화폐다. 이번 해킹 사건은 위믹스 전용 스왑 플랫폼인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서 발생했다.

위믹스 재단은 확인 즉시 위믹스가 거래되는 26개 글로벌 거래소에 탈취 사실을 알리고 공격자 지갑에 대한 동결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취된 위믹스는 최초 2개 지갑으로 옮겨진 뒤 바이비트, 비트겟 등 글로벌 거래소 여러곳으로 옮겨져 대부분 매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진 지난 4일 940원대였던 위믹스는 620원대까지 약 33% 하락했다. 28일 급작스런 매도세로 약 15% 하락한 것도 해킹에 의한 가상화폐 매도 영향으로 보인다.

위믹스 재단은 “해킹을 인지한 즉시 비상 TF를 구축하여 신속한 대응과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해킹 발생 후 해당 사실을 뒤늦게 알려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다. DAXA측은 “플레이 브릿지 볼트 자산 탈취건이 발생한 과정에서 이용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이나 가상자산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을 불성실하게 공시하였고 현재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 및 피해자 보상 방안이 부재하다고 판단되어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발행사의 소명에 따라 위믹스는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될 수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20일 출시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최근 구글 플레이 매출 최상위권에 안착하며 승승장구 중이었다. 이 게임 출시 전후로 위메이드 주가는 우상향하며 4만2500원까지 올랐다. 2년여 전 ‘나이트 크로우’를 출시해 구글 매출 1위에 올려놓은 바 있는 위메이드의 신규 IP 발굴 능력이 한창 좋은 평가를 받던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해킹 사건이 알려지고 연일 주가가 하락하며 5일 기준 3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 사이 약 20% 가량 주가가 빠졌다.

위메이드는 국내에서 가상화폐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게임사다. 위믹스는 지금껏 ‘김치 코인(한국에서 ICO한 가상화폐)’의 대장으로 여겨졌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발행 후 한때 주가가 24만원대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 하지만 장현국 전 대표가 위믹스 유통량 허위 공시 혐의로 재판에 회부돼 끝내 퇴사하고 창업자인 박관호 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한 뒤 가상화폐 사업은 상당부분 축소되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 해킹 사건이 발생해 가상화폐로 과거엔 웃고, 지금은 우는 처지가 됐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