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 탓에 테슬라의 주가가 시장 가치의 3분의 1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향후 테슬라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 금융 뉴스 매체인 더스트리트는 5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지난 3일 하락 이후 4일에도 약 3% 하락했다. 판매 부진, 관세 우려, 머스크의 정치적 역할 강화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가가 시장 가치의 3분의 1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승용차협회의 데이터를 인용해 수출·소매 판매를 포함한 테슬라의 2월 도매 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9% 감소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테슬라는 중국에서 3만688대의 신에너지 자동차(NEV)를 판매했는데 월간 판매량으로는 2년 만에 최저치였다. 반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는 31만8233대를 판매하며 선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월 테슬라의 유럽 내 판매량은 45% 급감한 반면 유럽 내 전체 업계 판매량은 37% 급증했다.
1월 말에 발표된 테슬라의 4분기 실적과 매출도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자동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98억 달러(약 28조7900억원), 영업이익은 23% 감소한 16억 달러(약 2조3200억원)에 그쳤다.
테슬라는 이러한 하락세가 모델 3, 모델 Y, 모델 S, 모델 X 라인의 평균 판매 가격 하락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더스트리트는 “머스크의 정치적 참여가 좌파 성향의 테슬라의 핵심 고객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오염이 비교적 적은 전기차를 선호하는 주 고객층이 주로 좌파 성향이 있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테슬라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지난 4일 자정에 발효됐는데, 테슬라의 주요 공급업체 중 일부도 이 같은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490달러(약 71만원)에서 380달러(약 55만원)로 낮췄다. 모건 스탠리는 테슬라 주식에 대해 430달러(약 62만원)의 목표 주가를 유지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2월 480달러(약 69만원)로 정점을 찍었고, 이날 주가는 272달러(약 39만원)까지 내려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