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사순절은 사순(死純)절이다. 나는 철저하게 죽고 내 안에 예수로 살아내는 예수(禮秀)의 시간이다. 우리의 굳센 마음을 뽑아내고 우리의 거친 행동을 끊어내는 다시 말씀의 예(禮)로 수(秀)에 이르는 계절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마음은 끔찍하다. 우리네들 형편은 말 그대로 발악이다. 얼마나 모질고 억센지 굳은 마음이 돌덩이가 되어 서로 돌팔매질로 온 땅이 돌짝밭이 되고 말았다. 비상사태로 불러들인 탄핵정국은 어수선! 결국 국론분열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을 보기는 난생 처음이다. 남을 무뜯어 갈기갈기 찢긴 마음들, 패대기쳐 생긴 멍든 가슴들, 삭히지 못한 부아로 부글대는 우리네 속!
성경은 우리 대한민국을 매몰차게 호통친다. 슬프다! 범죄한 나라요, 허물진 백성이요, 행악의 종자요,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로다. 온 머리는 병들고 온 마음은 피곤하고,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인 대한민국!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내몰렸는지!! 여야가 핏대를 올려 분통치고, 보수 진보가 소래기를 질러 분통하는 이 모두가 분통(糞桶)일 뿐이다. 얼마나 고약한 냄새로 잔뜩인지 구역질이고 역겨움이다. 악행이 득실대고 거짓과 선동이 판치는 조국의 현실. 이 몹쓸 씁쓸한 상황으로 우리 국민이 너무 애처롭다. 거칠게 달려드는 이 질곡의 모진 시간을 어쩔꼬! 비틀대는 대한민국!
이 혼란을 불러들인 주동자는 도대체 누군가!! 불쌍하게 바로 나다! 바로 요나이다. 우리 교회다! 문제의 중심에 여야가 아니고, 진보보수가 아니고, 나, 바로 우리 교회다. “내가 괴수 중에 괴수”일 뿐이다. 교회가 진작에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의 사명에 온전했으면 이 무시무시한 국란은 만나지 않았을 것을, 교회가 어둠에 덮이고 캄캄함에 삼켜져 이 난리를 대한민국은 지금 겪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세상의 빛으로, 소금으로 부르시지 않았는가! 소금의 맛을 잃어 세상은 썩고 빛을 잃어 어둠의 세력이 대한민국을 덮지 않았는가!
사순절, 내가 썩어진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부활을 꿈꾸는 시간이다. 사순절에 철저하게 내가 죽어, 가정이 살고 교회가 살고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 어떻게 해야 내가 죽을 수 있을까!! 바울의 고백처럼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 철저한 회개, 예수님의 십자가의 보혈로 내 죄를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 사순절은 예수의 피에 내가 적셔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잠겨 나는 죽고 이제 예수로 다시 사는 것이다.
‘호조’는 서로를 살리는 생명이다. ‘호조’ 서로 호‘互’, 도울 조‘助’로 “서로 돕고 살리는 생명”이다. 갈등과 분열로 찢겨진 대한민국은 이제 서로를 살리는 ‘호조’로 일어나야 한다.
사순절은 새순절로 새 순이 돋는 새 생명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대한민국이여! 이제 사순(死純)하여 새 순으로 돋아날 지어다!
‘호조’로 일어나 대한민국을 살리고 열방을 살릴지어다!
정리=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