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남포동에 부는 새바람”… 부산브랜드숍, 상권 활성화 구심점 될까

입력 2025-03-04 18:38
부산도시브랜드숍 내부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매장에는 부산 특화 상품들이 진열돼 있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브랜드숍 구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통시장까지 오게 됐어요.”

지난 3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의 중심가. 삼일절 대체공휴일을 맞아 거리에는 나들이를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부산 브랜드숍(Big Shop) 입구 역시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리 벽 너머로 가지런히 진열된 부산 특화 상품들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매장 안팎에는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부산시가 조성한 도시브랜드숍의 유리 벽 너머로 부산 특화 상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어 호기심을 자극했다. 가게 안팎으로는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과 남포동 상권을 찾은 시민들이 뒤섞여 북적였다.

부산 브랜드숍(Big Shop) 앞에 늘어선 방문객들. 매장 입구부터 인도로 이어진 대기 줄이 브랜드숍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25일 문을 연 이 브랜드숍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조성된 전문 편집숍이다. 부산의 도시브랜드를 높이고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쇼핑몰이 밀집한 남포동 중심가에 자리 잡은 만큼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인다.

남포동은 오랜 시간 부산의 대표 상권으로 자리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유동 인구가 줄면서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브랜드숍 개장 이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개소 100일을 맞아 붐비는 부산 브랜드숍. 매장 안에서는 방문객들이 제품을 살펴보며 직접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브랜드숍을 찾은 이지현(28·여)씨는 “평소 남포동에 오면 쇼핑몰만 들렀는데, 브랜드숍에서 시작해 전통시장까지 둘러보게 됐다”며 “쇼핑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문객들이 브랜드숍을 기점으로 인근 쇼핑몰이나 전통시장까지 함께 찾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브랜드숍이 남포동의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기존 상권으로 발길을 이끄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인들의 기대와 신중론… “활성화의 불씨 되길”

브랜드숍의 영향력은 상권 곳곳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인근에서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하는 박민수(47)씨는 “브랜드숍이 생긴 뒤 평일에도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며 “특히 SNS에서 브랜드숍을 보고 온 찾아온 젊은 고객들이 주변 상점으로도 자연스럽게 흘러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인들도 있다. 전통시장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김정순(62)씨는 “처음에는 북적였지만, 요즘은 방문객이 줄어든 느낌”이라며 “지속적인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없으면 단발성 방문으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부 상인들은 브랜드숍과의 협업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남포동의 한 상인은 “브랜드숍에서 지역 상인들과 함께하는 팝업 스토어나 공동 이벤트를 열면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협업 확대를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브랜드숍이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를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지속적인 방문을 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시는 지역 기업과 협업한 팝업 행사,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또 인근 상점들과의 협업을 통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SNS 홍보 전략을 강화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유진 부산시 미래디자인본부장은 “브랜드숍이 남포동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과 상인들과의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