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부 ‘디펜딩 챔피언’ 봄배구 앞두고 울상… 체력 안배 통할까

입력 2025-03-04 16:04
대한항공의 요스바니(왼쪽)와 현대건설의 모마.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남녀부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이 시즌 막판 나란히 고민에 빠졌다. 정규리그 1위 자리는 일찌감치 내준 상황에서 전력 누수가 발생해 봄배구 전망이 부쩍 어두워졌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4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3위(승점 57·18승14패)에, 대한항공은 2위(승점 61·20승12패)에 자리해 있다. 각각 경쟁자 정관장(승점 60·22승10패), KB손해보험(승점 60·21승11패)과 승점 격차가 근소해 시즌 종료 시점에서 최종 순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현대건설은 2위 수성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달 흥국생명과 5라운드 맞대결 패배 후,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순위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상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은 양효진, 이다현 등을 봄배구를 위해 아껴놓으려는 판단이었다.

플레이오프 홈 어드벤티지는 버리더라도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다. 6라운드에 접어든 후 치른 2경기에서 단 1점의 승점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도 좋지 못했다. 특히 ‘최약체’ GS칼텍스와 경기에선 주전 라인업을 가동하고도 범실을 26개나 쏟아내며 패했다.

일단 부상으로 이탈한 아시아쿼터 선수 위파위의 빈자리가 크다. 지난달 7일 정관장전에서 위파위는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외측 반월상 연골 손상 진단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현대건설은 위파위 이탈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완연하다. 해당 경기부터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를 거뒀다.

날개 공격수 공백으로 부담이 커진 탓일까. 주포 모마도 덩달아 부진에 빠졌다. 지난달 21일 흥국생명전에선 모든 세트에 나서고도 7점, 공격성공률 26.92%에 그치더니, 최근까지도 좀처럼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정지윤과 고예림 카드 역시 썩 신통치 않다.

남자부 대한항공도 부상 리스크를 달고 있다. 시즌 초반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이탈했던 에이스 요스바니가 복귀했지만 이제는 무릎이 말썽이다. 한선수도 무릎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제 컨디션은 아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2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고심 끝에 결장했다.

당시 경기에선 정지석, 임재영 등 토종 공격수들이 힘을 내 풀세트 접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으나 결국 해결사의 공백에 패배를 떠안아야 했다. 봄배구에서 비슷한 양상이 반복될 수 있어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