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등학교 10곳 중 3곳 ‘입학생 10명 밑’

입력 2025-03-04 15:44 수정 2025-03-04 17:41
가파초등학교 전경. 가파초 병설유치원이 올해 신입생이 없어 휴원에 들어갔다. 문정임 기자

제주지역 출생아 수가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입학생이 없어 적적한 개학 첫날을 맞은 학교가 올해도 적지 않다.

4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도 부속 유인도 가운데 가장 면적이 큰 추자도의 추자초 신양분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생을 맞지 못했다.

이 학교 학생은 모두 3명. 새로 학생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막내인 3학년 학생이 졸업하면 신양분교장은 휴교에 들어가게 된다.

추자도 인구는 1991년 4708명에서 지난달 1560명으로 34년 만에 67%가 감소했다. 추자도의 고령화율은 40%로, 제주도 전체 43개 읍면동 가운데 인구소멸 위기가 가장 심각하다.

추자도에는 2개 초등학교가 있었다. 상추자에 추자초, 하추자에 신양초다.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1999년 신양초는 추자초 신양분교장으로 격하됐다. 이후 재학생이 1명인 해도 있었다.

지금은 학생이 3명이라 휴교 위기에선 벗어났지만, 올해도 나홀로 수업이 이어진다. 4일 추자초 신양분교장 관계자는 “4~5학년 학생은 복식학급을 구성해 함께 수업을 듣고, 3학년 학생은 혼자 수업을 듣게 된다”며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입학생이 없거나 적은 학교는 이곳만이 아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있는 가파초 마라분교장은 10년째 휴교 중이고,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에 있는 한림초 비양분교장은 7년째 휴교 상태다. 올해 신입생이 10명 미만인 초등학교는 38개교로, 제주지역 초등학교 10곳 중 3개 꼴이다. 지난해보다 10개교나 늘었다.

휴원에 들어간 병설유치원도 4곳에 이른다. 추자초 신양분교장유치원과 신창초 병설유치원에 이어 올해는 귀덕초 병설유치원과 가파초 병설유치원이 휴원에 들어갔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제주지역 초등학생 수는 매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작성한 ‘2025 학급편성 현황’을 보면 3~6학년은 학년별 6000명대를 나타내지만 2학년은 5485명, 1학년은 4965명이다. 몇 년 뒤 초등학교에 진학하게 될 미취학 아동 수는 3세 3940명, 0세 3125명으로 현재 고학년 군의 절반이다.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주민에 의한 유입도 꽤 있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며 “같은 읍면학교라도 마을에서 제공하는 임대주택 규모가 크거나 교육과정이 특색있는 학교가 조금 여건이 더 낫다. 하지만 결국 많은 학교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질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출생아 수는 2019년 4500명에서 지난해 3200명으로 떨어졌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