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 중 실제 분양한 실적은 10채 중 4채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출규제와 고금리, 공사비 급등 등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의 청약 심리가 위축됐고, 미분양 적체로 고민인 건설사들도 분양을 망설이고 있다. 분양 성수기 3월도 분양 실적 저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지난달 분양 예정 물량 총 1만2676가구 중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총 5385가구로 공급실적률은 42%라고 4일 밝혔다. 직방이 지난 1월 31일 조사한 분양예정 물량을 지난 2월 27일 재조사한 결과다.
직방은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지속으로 수요자들의 청약 심리가 위축됐고 건설사는 분양 일정을 신중하게 조정했다”며 “전년보다 공급 예정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실적률 성적은 저조했다”라고 설명했다.
3월에는 26개 단지, 총 2만4880가구(일반분양 1만8712가구)의 분양이 예정됐다. 권역별로 수도권 1만8596가구, 지방 6284가구가 공급된다. 다만 수도권은 서울 분양이 없다.
3월은 통상 ‘봄 분양’ 성수기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실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직방은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3000호 매입 등이 발표됐지만 시장 전반의 수요 위축을 반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며 “건설사들 역시 신중한 분양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됐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가 주택 수요 회복으로 즉각 연결되기보다 당분간 관망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 온기 확산은 정국불안 해소 여부, 추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와 폭, 전세시장의 가격 상승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올해 상반기 내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방 주택시장은 수요 부재에 5만호 미분양 적체 등 공급 부담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수요 유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청약 양극화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직방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분양가 경쟁력이 있거나 입지가 우수한 단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수요자들은 청약통장을 신중하게 활용하며 옥석 가리기에 나서면서 단지별 청약 성적의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