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전 중수부장, ‘LG 맏사위’ 윤관 수사 변호

입력 2025-03-04 14:46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 2023년 3월 출간한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회고록. 뉴시스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주식 부정거래 혐의 사건 수사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이 전 부장은 2023년 3월 회고록을 출간해 주목받은 바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장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김상연)에 배당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 윤 대표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 대표는 구 회장 맏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두 사람은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업체 A사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기소됐고 오는 18일 첫 공판기일이 열린다.

이 전 부장은 윤 대표 검찰 수사 당시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이 전 부장은 재판 단계에서는 사건을 맡지 않고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관계에서 사건을 맡게 됐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며 “(이 사건은) 일반적인 형사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표 사건을 사임하면) 이제 다른 사건을 맡은 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부장은 2009년 1월 대검 중수부장으로 임명된 뒤 ‘박연차 게이트’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후 같은 해 7월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을 떠났다. 이 전 부장은 2023년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를 출간하고 “당시 노 전 대통령을 기소해 유죄를 받아낼 수 있는 충분한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이 전 부장은 검찰 시절 초대 금융조사부장을 지내면서 SK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했다. 중앙수사부 불법 대선자금 수사 기업수사팀장을 맡아 대기업 불법 대선자금 제공 등 사건을 수사했다.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뉴시스

윤 대표와 구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 A사의 유상증자에 관한 중요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거래해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사는 2023년 4 월 BRV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혔는데, 투자를 결정한 인물이 윤 대표였다. 검찰은 배우자인 구 대표가 윤 대표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제공받고 A사 주식 3만주를 매수해 1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