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5’ 개막 D-1…배터리 업계, 기술 혁신으로 위기 돌파

입력 2025-03-04 07:00
삼성SDI와 현대차·기아의 인터배터리 2025 공동마케팅 부스 조감도. 삼성SDI 제공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개하며 위기 극복의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인터배터리 2025’에서 신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삼성SDI는 현대자동차·기아와 협력해 로봇 및 자율주행차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며, SK온과 SK엔무브는 배터리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전기차용 ‘액침냉각’ 기술을 발표한다.

삼성SDI 전시 부스에서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로봇 달이(DAL-e)가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도 전시된다. 모베드는 복잡한 도시를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두 제품 모두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의 2170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와 출력 등을 대폭 향상시킨 배터리다. 삼성SDI는 4680, 4695, 46100, 46120 등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SDI가 축적해 온 차별화된 기술력을 직접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객사와의 공동마케팅을 비롯한 다양한 폼팩터와 제품 라인업을 통해 우리 일상을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삼성SDI 배터리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SK온의 인터배터리 2025 부스 조감도. SK온 제공

SK온과 SK엔무브는 배터리 안전성 및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전기차용 ‘액침냉각’ 기술을 선보인다. 액침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이다. 발열이 심한 상황에서 배터리 셀 온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면 열 폭주 발생을 방지해 화재나 폭발 위험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

SK온은 액침냉각 기술에 자체 개발한 무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적용해 냉각 성능을 극대화했다. BMS는 배터리의 전압·전류·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셀 간 충·방전 성능을 조율하는 핵심 제어 시스템이다. 기존 BMS는 금속 케이블과 커넥터를 이용해 배터리 정보를 수집해야 했지만 SK온은 배터리 셀 탭에 무선 칩을 직접 부착하고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모듈 내 안테나가 BMS에 전송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SK온이 공개하는 무선 BMS 기반의 액침냉각 모듈은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 없어 냉각 플루이드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다. 구조가 단순하고 물리적 안전성이 뛰어나며, 플루이드 누출 위험이 감소하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여유 공간이 확보되면서 에너지 밀도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차량 진동에 의한 케이블 및 커넥터 결함 발생을 원천 차단해 제품 신뢰성도 한층 높였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R&D) 본부장은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향후 액침냉각 및 무선BMS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SK온은 앞으로도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기반으로 모빌리티의 전동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