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직장인 위해, 공간도 예배도 ‘열어주는’ 교회 뜬다

입력 2025-03-03 16:57 수정 2025-03-04 16:34
하프타임 예배 참석자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IT밸리 인근에서 진행된 하프타임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하프타임’ 예배에 나오신 분들과 온라인으로 참여하신 신우회 회원들 모두 환영합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IT밸리에서 진행된 1516교회(이상준 목사) ‘하프타임 직장인예배’는 이상준 목사의 이같은 인사로 시작했다. 이날 예배엔 50여명의 직장인이 참석했으며 이와 동시에 서초 종로 강서 등 서울 각 지역 12개 신우회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교회는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직장인을 배려해 온·오프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프타임 직장인예배는 오전과 오후 업무 사이의 점심시간을 활용해 드리는 예배를 말한다. 이 목사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드리는 예배를 통해 힘을 얻고 일과를 재정비할 수 있길 바라며 이렇게 이름 지었다”며 “코로나19 동안 사라진 판교역 인근 회사 신우회를 살리고 ‘가나안 교인’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준 목사가 지난달 27일 하프타임예배에서 '예수님의 순종'을 제목으로 설교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지는 예배는 실제로 가나안 교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주천(45)씨는 20년 넘게 교회에 다니지 않다가 하프타임 예배를 통해 신앙을 회복했다. 이씨는 “큰 부담이 없는 예배로 참석하면서 평안함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주일에만 교회에 겨우 나가던 김수연(50)씨에겐 하프타임 직장인예배가 신앙을 이어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씨는 “점심시간 드리는 예배는 ‘인공호흡’ 같은 존재인데 늘 조용히 기도하거나 말씀으로 위로받는다”고 전했다.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의 기도와 휴식, 재충전을 위해 교회를 제공하는 교회도 있다.

서울 서초구 킹스채플교회(이광형 목사)는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직장인들의 휴식과 기도 생활을 위해 문을 연다. 이뿐 아니라 낮잠을 잘 수 있는 휴식공간과 꽃꽂이나 필라테스 등 강좌도 마련하면서 직장인을 환대한다.

이광형 목사와 박세연 사모는 2년 전 서울 강남구에서 카페를 운영할 때 만났던 직장인들을 통해 직장인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찬양사역자인 박 사모는 “직장인이 가득한 이곳에 교회를 세우게 하신 뜻을 알게 됐다”며 “이 자리에서 직장인들에게 찬양과 쉼을 주고 있다”고 했다.

김성규 목사가 최근 '스낵타임'을 통해 책을 소개하고 있다. 테이블처치 인스타

서울 강남구 테이블처치(김성규 목사)는 매 주일 한 차례 온라인으로 책을 읽는 ‘스낵타임’을 운영한다. 김성규 목사는 책을 줄거리와 함께 인상 깊었던 구절을 비롯해 기독교인에게 필요한 문장을 소개한다.

김 목사는 “비신앙 서적을 가지고 스낵타임을 진행하는데 세상 속 지식인의 지혜를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기독교 가치관으로 확장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서적이 아니다보니 비기독교인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교인을 늘리기 위한 사역보다는 누구나 교회에 드나들 수 있길 바라며 사역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