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탈리스트’ 에이드리언 브로디, 오스카 남우주연상

입력 2025-03-03 13:41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 AP연합뉴스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영화 ‘브루탈리스트’로 생애 두 번째 아카데미(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로디는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티모테 샬라메(‘컴플리트 언노운’), 서배스천 스탠(‘어프렌티스’), 레이프 파인스(‘콘클라베’) 등 쟁쟁한 후보를 이기고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브로디는 ‘브루탈리스트’에서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헝가리 출신 유대인 건축가를 연기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전쟁과 체계적인 억압이 트라우마, 반유대주의, 인종차별, 타자화를 남겼다”며 “저는 더 건강하고 행복하며 포용적인 세상을 위해 기도한다. 과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증오를 방치하지 말라는 교훈”이라고 말했다.

브로디의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앞서 ‘피아니스트’에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광풍 속 유대인 음악가를 연기해 2003년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 기록을 세웠다. 당시 그의 나이는 29세였다. 유대인 예술가 역할로 남우주연상을 두 번 수상하게 된 셈이다.

다만 브로디는 영화 속 헝가리어를 사용하는 장면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을 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상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민자의 희망과 상실, 예술가의 야심과 붕괴까지 폭넓은 표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쾌거를 일궈냈다.

앞서 지난 1월 브로디는 골든 글로브에서 영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와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97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브로디는 1989년 영화 ‘뉴욕스토리’의 단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대표작으로는 오스카상을 받은 ‘피아니스트’를 비롯해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 ‘킹콩’, ‘디태치먼트’ 등이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