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으로 구속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9)씨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씨는 3·1절이었던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의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했다. 단상에 오른 그는 자신을 ‘극우 정유라’라고 소개한 뒤 “제가 이 (계엄) 사태 이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뭔지 아시나. ‘쟤는 왜 자기 엄마 잡아넣고 자기 인생 망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느냐’는 말이었다”고 운을 뗐다.
정씨는 “좌파들이 거짓 선동으로 여러분들을 속여서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며 “저는 윤 대통령을 원망한 적 없고 앞으로도 원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이것이 옳은 일이고 우리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씨는 “제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때문에 더러운 꼴을 많이 봤다. (그들이) 저와 저희 엄마를 구속시키려고 얼마나 괴롭혔느냐”며 “그 행동을 지금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한테 똑같이 하고 있다. 이게 옳은 거냐.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당시 폭력 사태가 벌어졌던 서울서부지법에도 갔었다면서 “총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윤 대통령의) 체포를 막고 싶었다. 박근혜 대통령 못 지킨 걸 10년간 후회했다. 이번에는 후회하기 싫어서 총 맞아도 말리겠다는 마음으로 갔다”고 소리쳤다.
정씨는 “자식 셋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나라가 종북에게 먹혀, 친중에게 먹혀, 화교에게 먹혀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제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제 아이들 때문에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좌파에게 경고한다. 9년 전 사건으로 윤 대통령을 모욕하지 마라. 사건 당사자로서 강하게 거부한다”며 “끝까지 보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번에는 지지 말고 꼭 좌파로부터 나라를 수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세이브코리아 집회에는 경찰 추산 5만5000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30만명이 왔다고 주장했다. 정씨 외에도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국민의힘 의원 36명도 이 집회 연단에 올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