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이사 “혐오 대응이 표현의 자유 억압?” 분노

입력 2025-03-03 12:09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사료관 제공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혐오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황희두 이사가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 검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장기간에 걸쳐 게재된 고인에 대한 혐오 글 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 황 이사 페이스북 캡처

황 이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혐오 대응은 사상 검증이 아닌 사실 검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재단에서 공식 대응에 나선다고 하니 디시(DC), 일베, 아카라이브 등 일각에선 벌써 황당한 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 억압, 사상 검증, 검열? 사상 검증이 아니라 ‘사실 검증’이고 남 까댈 땐 ‘표현의 자유’ 외치다가 자기들 신상 털리면 ‘법적 대응’ 운운하는 게 뻑가(사이버 레커 유튜버)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노무현재단에 제보된 노 전 대통령 혐오글. 황 이사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라는 기본 중의 기본을 확인시켜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 ‘준석열차’(이준석 국민의힘 의원 풍자)는 되고, 노무현은 성역화? 윤석열, 이준석 풍자랑 15년 넘게 끊임없이 노무현 대통령 혐오, 비방 콘텐츠 양산한 걸 어떻게 같은 선상에 올리나”라며 “(자칭) 보수 정치인들 중에 ‘국가 공권력까지 동원해서 누군가를 십수 년간 심리전 돌린 사례’ 하나라도 있으면 가져와 보라. 물타기도 적당히 하라”고 지적했다.

노무현재단 법적 대응 예고에 대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 황 이사 페이스북 캡처

황 이사는 “‘MH 세대’ 타령하며 10대들한테 ‘노알라 밈’(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 유행시켜서 낄낄대게 하고, 공작에 의해 돌아가신 후에도 5월 23일마다 ‘중력절’이라며 커뮤니티 대문까지 조롱 배너로 도배한 게 당신들이 말하는 ‘유쾌한 풍자’, ‘보수의 가치’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전날까지 재단에 접수된 노 전 대통령의 혐오 제보가 총 2343건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단 측은 지난달 24일 공지를 통해 “유튜브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커뮤니티에서 범람하고 있는 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의 발언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실태조사와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튜버 론사모 입장문. 황 이사 페이스북 캡처

이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성 동영상을 게재해 온 유튜버 ‘론사모’는 그동안의 영상을 삭제했다. 황 이사는 “이 사안이 더 심각한 이유는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미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제보해주신 내용을 토대로 4월 초 중간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