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혐오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황희두 이사가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 검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장기간에 걸쳐 게재된 고인에 대한 혐오 글 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황 이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혐오 대응은 사상 검증이 아닌 사실 검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재단에서 공식 대응에 나선다고 하니 디시(DC), 일베, 아카라이브 등 일각에선 벌써 황당한 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 억압, 사상 검증, 검열? 사상 검증이 아니라 ‘사실 검증’이고 남 까댈 땐 ‘표현의 자유’ 외치다가 자기들 신상 털리면 ‘법적 대응’ 운운하는 게 뻑가(사이버 레커 유튜버)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라는 기본 중의 기본을 확인시켜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 ‘준석열차’(이준석 국민의힘 의원 풍자)는 되고, 노무현은 성역화? 윤석열, 이준석 풍자랑 15년 넘게 끊임없이 노무현 대통령 혐오, 비방 콘텐츠 양산한 걸 어떻게 같은 선상에 올리나”라며 “(자칭) 보수 정치인들 중에 ‘국가 공권력까지 동원해서 누군가를 십수 년간 심리전 돌린 사례’ 하나라도 있으면 가져와 보라. 물타기도 적당히 하라”고 지적했다.
황 이사는 “‘MH 세대’ 타령하며 10대들한테 ‘노알라 밈’(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 유행시켜서 낄낄대게 하고, 공작에 의해 돌아가신 후에도 5월 23일마다 ‘중력절’이라며 커뮤니티 대문까지 조롱 배너로 도배한 게 당신들이 말하는 ‘유쾌한 풍자’, ‘보수의 가치’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전날까지 재단에 접수된 노 전 대통령의 혐오 제보가 총 2343건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단 측은 지난달 24일 공지를 통해 “유튜브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커뮤니티에서 범람하고 있는 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의 발언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실태조사와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성 동영상을 게재해 온 유튜버 ‘론사모’는 그동안의 영상을 삭제했다. 황 이사는 “이 사안이 더 심각한 이유는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미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제보해주신 내용을 토대로 4월 초 중간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