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세계 10위 조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인도가 조선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도 인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새로운 시장으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일 인도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즈는 HD현대중공업이 최근 인도에 조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달 초 인도를 방문해 부지를 물색했다고 전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인도 남동부 타밀 나두주의 항구도시 투티코린과 커들로어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는 있다”면서도 “현지 조선소 건설 등 세부 방안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자국을 글로벌 조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 ‘MIV 2030’을 발표한 이후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 및 투자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대형 조선소가 적고 기술력이 부족한 인도의 2023년 선박 제조 시장 점유율은 0.06%에 불과하다. 중국(58%), 한국(27%), 일본(9%)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태다. 인도 정부는 10위권 밖인 인도의 조선업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 2047년까지 세계 5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최대 30%의 선박 건조 보조금 지급, 해양 클러스터 조성 등의 지원책을 발표한 상태다.
쉬리 티케이 라마찬드란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과 인도 국영 조선소 코친십야드의 마두 나이르 대표 등은 지난해 12월 방한해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를 방문해 협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조선업계 관계자들이 방한한 건 2015년 모디 총리 방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월에는 인도 항만해운수로부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화오션 대표단과의 면담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인도 항만해운수로부는 “인도와 한국 간 잠재적인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화오션 대표단을 만났다”며 “이 자리에서 인도 조선소와 한화오션 간 파트너십을 강화할 기회도 모색했다”고 밝혔다.
인도의 조선업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인도의 조선업 육성 배경 및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인도는 조선업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을 적임 파트너로 평가하고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과 인도의 협력은 한국의 해양 영향력을 인도를 포함한 주변 지역으로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