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넘치는데… 3월에 또 1만5000가구 “생존전략 고민해야”

입력 2025-03-02 17:23

3월 분양 성수기를 맞아 지방에 1만5001가구가 신규 공급된다. 하지만 미분양이 5만 가구 이상인 상황에서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공급에 적체 심화 우려가 나온다. 또 건설경기 침체로 주요 건설경기 지표가 모두 악화한 데다, 반전 카드도 마땅치 않아 장기적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23개 단지, 2만7418가구(임대 포함)가 분양한다. 이중 지방 물량은 1만5001가구로 전년 동월(7135가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방은 미분양 적체 심화 우려가 크다. 국토교통부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물량은 5만2876가구로 전체(7만2624가구)의 72.8%다. 특히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8426가구로 전체 물량(2만2876가구)의 80.6%다. 지방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 미분양이 3가구 중 1가구꼴인 셈이다.

정부가 지방 악성 미분양 3000호 직접 매입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부동산R114는 “전국적으로 시장 불안이 여전해 물량이 집중되는 부산, 경남, 충남 등까지 청약 온기가 확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경기 지표는 악화일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이 이날 공개한 ‘2025년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면적이 지난해 총 1억2589만㎡로 2023년 대비 6.8% 감소했다. 허가 후 실제 공사에 들어간 착공면적도 지난해 총 7931만㎡로, 허가면적의 63.0%에 그쳤다.

건설투자는 29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취업자(206만5000명)는 전년보다 2.3% 줄어 2년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은 전년(-0.4%)보다 확대됐다.

건설기업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외감 기업(외부 회계감사 의무 기업)의 미수금은 2023년 32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건설 외감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2023년 기준 47.5%다. 절반 정도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한 셈이다.

박 실장은 “건설비용 증가, 자금조달 악화, 경기 둔화에 따라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건설사 부도 위험 우려가 상당하다”며 “새 생존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