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백두산 스키 바람” 연일 선전… 관광 외국인들은 “암울한 광경”

입력 2025-03-02 16:25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을 맞아 삼지연시에서 '2.16경축 얼음조각축전-2025'가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백두산 일대를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며 연일 선전에 나서는 등 최근 재개한 외국인 관광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최근 평양 등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암울하다”는 후일담을 내놓으며 평가절하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백두산 지구에 대한 소개를 전하며 “국제관광도 활성화해 나갈 수 있는 백두산 지구, 그의 또 하나의 매력은 체육 관광명소”라고 보도했다. 백두산 지구에는 스키, 스케이트나 썰매 등 겨울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베개봉 스키장이 있다. 북한의 베개봉 스키장 선전은 월간지 ‘금수강산’ 3월호에도 실렸다. 금수강산은 “베개봉 스키장에서 ‘스키 바람’이 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베개봉 스키장 등을 알리는 것은 백두산 지구를 국제관광지로 부각하려는 의도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을 행정구역에 둔 양강도 삼지연시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2018년부터 유럽풍 전원주택 조성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했고, 4년간의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끝나던 2021년에는 숙박시설 추가 건설 등의 지시를 내렸다. 지난해 연초에는 현장을 찾아 “극심한 직무태만”이라며 결과물에 불만도 드러냈다. 이후 삼지연 시내에는 리조트가 완공된 모습이 포착됐고, 신축 고층 호텔도 정비를 마친 것으로 보였다.

김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외국인 관광을 재개해 외화벌이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의 상황을 고려하면 관광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이전 중국인 관광객이 30만명,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직전 관광객이 34만명에 달한 것과 달리 현재는 1만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제성 있는 관광이 되려면 굉장히 많은 인원이 (북한을) 가야 한다”며 “대규모 관광객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여건이 되긴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서방 관광객들도 부정적인 후일담을 내놓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 출신 여행 인플루언서 루카 페어드멩게스는 최근 나선경제특구를 방문해 “북한이 빈곤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곳을 방문한 영국 유튜버 마이크 오케네디도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미리 알려야 하는 경우도 몇 번 있었다”며 “암울한 광경이었다”고 표현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