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백악관으로 다시 돌아가라”고 당부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날 백악관에서 두 사람의 회담이 설전만 벌이다 끝나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백악관으로 돌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만날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진화에 나섰지만 이 같은 중재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화해를 촉구했다. 그는 BBC에 나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그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유럽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이른바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정의 조건으로 미국의 안보 보장을 거듭 요구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당신은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3차 세계대전을 두고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 정상들은 2일 영국 런던에서 회담을 열고 현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즉각 미국과 유럽, 동맹국이 참여하는 긴급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