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감소에 105년 된 학교도 직격탄" 신입생 없는 옥천 군서초

입력 2025-03-02 11:02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개교 105년을 자랑하는 충북 옥천 군서초등학교가 올해 신입생 없이 새 학기를 맞는다.

105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로, 오는 4일 '입학식' 대신 '시업식'으로 학사일정을 시작한다.


엄지연 교감은 "지난 5년간 한해 3∼7명씩 입학해 새 학기의 시작을 알렸는데, 올해 처음 입학식을 열지 못한다"며 "신입생이 없으니 설렘도 덜 하다"고 말했다.


1909년 사립 화명학교로 문을 연 이 학교는 올해까지 6천61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난 1월 제102회 졸업식에서 6학년생 5명이 학교를 떠나 전교생은 22명으로 줄었다.
 

대부분의 농촌 학교가 그렇듯이 1970∼1980년대 1천200명을 웃돌던 이 학교 학생 수는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어 순식간에 두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학교가 위축되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지역사회가 '군서245(군서로 이사 오세요) 운동'을 펼치는 등 학생 유치에 나섰지만, 성과는 제한적이다.
 

이성학 군서면민협의회장은 "입학(전학)생에 5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전입과 출산 축하금 내거는 유인책으로 지난해 3명의 전학생을 데려왔지만 그게 전부"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학교는 뮤지컬 전문가를 초빙해 합창과 무대공연 등을 배우는 방과후 예술교육을 한다. 충북도교육청이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지원하는 '찾아가는 농산촌 특색학교 사업'의 일환이다.
 

지난해는 전교생이 학교 주변 역사를 동화로 엮은 책 '서화이야기'도 발간했다.
 

엄 교감은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린 특성화 교육과정이 알차게 이뤄지고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에 대처하기는 역부족"이라며 "병설유치원생 2명이 내년 입학을 앞둔 게 그나마 위안"이라고 덧붙였다.
 

입학생 0명이 현실화하자 지역 사회단체는 오는 5일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동문회, 운영위원회, 면민협의회, 이장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면사무소에 모여 학생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김종섭 동문회장은 "10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가 존폐의 위기를 맞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이번 회의에 이어 이달 22일 열리는 총동문회에서도 대응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충북에서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이 곳을 포함해 양강초·초강초(이상 영동군), 용원초 동락분교(충주시), 가곡초 대곡·보발분교, 영춘초 별방분교(이상 단양군)까지 7곳이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큰 학교와 공동 일방학구제를 운영하고 공동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작은학교 170곳에 17억원을 지원해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