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식비 부담이 최근 5년 새 40% 가까이 뛴 것으로 조사됐다. 2~5분위 가구의 식비 부담은 평균 25% 안팎 늘었는데 증가 폭이 훨씬 크다.
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연간 지출)에 따르면 지난해 1분위 가구는 식비로 월평균 43만4000원을 썼다.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에 27만4000원을, 외식 등 식사비에 16만원을 지출했다. 1분위 가구 식비는 2019년 31만300원에서 2020년 34만2000원, 2021년 37만6000원, 2022년 39만9000원, 2023년 40만6000원으로 증가했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12만1000원(38.6%)이나 된다. 같은 기간 2분위 가구는 12만3000원(25.3%), 3분위는 14만6000원(22.1%), 4분위는 20만5000원(24.7%)이다.
최근 먹거리 물가는 이상기후와 지정학적 갈등,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로 인해 원가 상승분 이상으로 가격이 인상되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까지 겹쳐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2019년 95.8에서 지난해 122.9로 28.3%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14.8%를 크게 웃돌았다. 외식 등 음식서비스 물가지수도 같은 기간 99.2에서 121로 22% 뛰었다. 1분위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이 적어 이런 흐름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저소득층일수록 처분가능소득 대비 식비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처분가능소득은 분기 단위로 집계되는데 지난해 4분기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월 103만7000원이다. 이 중 46만6000원(45%)을 식비에 썼다. 2분위 가구는 처분가능소득(246만7000원) 대비 식비(62만9000원) 비중이 25.5%로 하락한다. 3분위는 23.7%(351만5000원 대비 83만2000원), 4분위는 20.6%(510만4000원 대비 105만1000원), 5분위는 14.9%(891만2000원 대비 133만2000원)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