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계엄 비호에 혐중 자극 안 돼… 중국은 중요한 나라”

입력 2025-02-28 16:09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혐중 정서가 커지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중국을 ‘한미동맹 다음으로 중요한 나라’라고 언급하며 향후 한중 외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 내란을 변명하거나 비호하기 위해 혐중 정서를 자극하는 행태들이 참으로 개탄스럽고 우려스럽다”며 “중국은 경제와 안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나라다. 한미동맹을 아무리 중시하더라도 그 다음으로 중요한 나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중국을 필요로 하듯이 중국도 우리를 필요로 한다. 양국은 옮겨갈 수도 없고 돌아앉을 수도 없는 운명적인 관계”라며 “함께 잘 사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다. 우리가 혐중 정서를 자극하거나 증폭시키는 일을 해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사드 보복을 위한 한한령, 인문교류 등 민간교류 통제, 북한 핵과 미사일 비호, 주변국에 대한 패권적 행태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혐중 정서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배경으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중국인의 선거 개입 의혹에 탄력받은 혐중 정서는 “화교만 쫓아내도 일자리가 생긴다” “화교들은 특혜를 받아 더 쉽게 명문대에 들어가고 있다” 등의 주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7일에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사이트에 공개된 ‘국내 체류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특혜 근절 요청에 관한 청원’이 일주일 만에 5만여명의 동의를 받고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는 ‘멸공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지난 14일에는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윤 대통령 지지자가 주한 중국대사관 난입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중국대사관 측은 이에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