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는 드라마의 감동을 간직한 명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TV에서는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여행자에게는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촬영지. 그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그야말로 일거양득 여행이 아닐 수 없다.
#화성 동탄호수공원…‘선재 업고 튀어’ 촬영지
동탄호수공원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호수공원으로, 산책하는 주민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호수 한복판의 원형 조형물은 루나분수다. 5월부터 10월 사이에는 주 1회 화려한 조명과 함께 야간 음악분수 쇼인 ‘루나쇼’가 진행되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랑을 나누는 남녀(변우석이 ‘선재’ 역을, 김혜윤이 ‘임솔’ 역을)가 주인공을 맡아 지난해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마지막 회에 동탄호수공원이 등장한다. 과거 임솔과의 기억이 돌아온 선재와 임솔이 만나는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동탄호수공원의 아름다운 야경이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영혼수선공’ ‘안녕? 나야!’ 촬영지
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은 다양한 산책로와 연못이 어우러진 수변 공원이다. 지지배배 정원, 빛의 정원, 무지개 정원, 이화의 정원 등 각기 다른 테마로 꾸민 네 개의 작은 섬이 데크로 연결되어 있다. ‘소풍’이라는 이름은 피크닉을 뜻하는 소풍이 아니고 미소(笑)와 바람(風)을 뜻한다. 잠시나마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소풍정원은 가족 여행지로도 안성맞춤이다. 소풍정원에서는 신하균(이시준 역), 정소민(한우주 역) 주연의 드라마 ‘영혼수선공’과 드라마 ‘안녕? 나야!’의 4인방이라고 할 수 있는 최강희, 김영광, 이레, 음문석이 도시락까지 싸 들고 떠난 나들이 장소로 촬영됐다.
#안양예술공원…‘너는 나의 봄’ 촬영지
안양예술공원은 자연 속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원으로, 60여 점의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작품들은 모두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그 중에서도 ‘Anyang Peak’와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은 빼놓아서는 안 될 작품이다. 유선형 야외 공연장과 연결 통로 역할을 하는 튜브 형태의 육교는 ‘인증샷’ 장소로도 유명하다. 숲을 산책하고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술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안양예술공원. 자연을 품은 거대한 미술관이나 다름없다. 드라마 ‘너는 나의 봄’의 주인공 영도(김동욱 분)와 다정(서현진 분)이 저녁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Anyang Peak’에서 촬영되었다. 다정 앞에서 장국영의 맘보춤을 추는 영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사이코지만 괜찮아’ 촬영지
미술 분야 전문 도서관인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외관부터 남다르다. 옥외 주차장 쪽에서 바라보면 납작한 정사각 건물이지만, 출입구 쪽에서 바라보면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인다. 내부 역시 탁 트인 중앙 공간과 독특한 가구 배치로 방문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층에는 전시실도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미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김수현(정신병동 간호사 문강태 역)과 서예지(동화 작가 고문영 역)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13화에 의정부 미술도서관이 등장한다. 드라마의 주요 인물인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 등이 미술도서관에서 그림책 이야기를 나누는 정면이다. 도서관 곳곳에서 촬영됐다.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나의 해리에게’ 촬영지
파주 임진각은 한국전쟁의 비극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지만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이 조성되면서 평화와 화해의 장소로 탈바꿈했다. 약 2만명 수용이 가능한 대형 잔디 언덕 주변에는 다양한 작가들의 미술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수천 개의 바람개비와 대나무로 만든 거대한 목인상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방송한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는 신혜선(은호 역)과 이진욱(현오 역) 주연의 행복 로맨스 드라마로, 임진각 평화누리는 ‘은호’와 ‘현오’가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첫 데이트를 하는 장소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드라마에서는 평화누리가 아니라 ‘하늘누리언덕’으로 설정됐다. 드넓은 잔디밭의 이국적인 풍경은 실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높다. 그 뿐만 아니라 철책과 가까운 곳은 안보관광 지역이다. 망배단, 자유의 다리, 독개다리,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등의 볼거리가 있다.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이번 생도 잘 부탁해’ 촬영지
양주에서 태어난 민복진(1927~2016)은 홍익대 미술학과 재학시절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하면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모자(母子)’ ‘가족’ ‘사랑’ 등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펼쳤으며 백범 김구 선생상과 민영휘 선생상의 조각가로도 유명하다. 미술관은 민복진의 주요 작품들뿐만 아니라 전시 내용에 따라서 다양한 작가의 조각품들을 전시한다. 큰 인기를 얻었던 웹툰을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전생을 기억하는 여자 ‘반지음’과 그녀가 사랑하는 ‘문서하’가 주인공인데, 반지음과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인 ‘윤초원’이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을 함께 찾으며 등장한다. 전시장 전경뿐만 아니라 민복진의 작품 ‘가족의 기쁨’이 클로즈업되기도 한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