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 통보는 위험” 뉴진스 사태에 입 열고 나선 음악단체들

입력 2025-02-27 17:06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음악산업의 공정한 권리 보호를 위한 음반제작자 기자회견'에서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재우 F&F엔터테인먼트 대표. 연합뉴스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갈등에서 촉발된 뉴진스의 독자 행보가 K팝 산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티스트가 전속계약 파기를 선언하고 독자 활동에 나서는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5개 음악 단체는 2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탬퍼링(전속계약 종료 전 사전접촉) 근절을 위한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 협회가 한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탬퍼링, 전속계약 위반 문제는 메인부터 인디 기획사까지 전염병처럼 확산하고 있다”며 “K팝은 글로벌 성공을 통해 전혀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했다. 이에 발맞춰 표준전속계약서를 개정해 산업의 발전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분쟁과 갈등 속에서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누구도 법 판단 이전에 계약 파기를 확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의 모처에서 열린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멤버 하니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데 기폭제가 된 건 지난해 11월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선언과 이후의 독자 활동 시작이다. 뉴진스는 회사가 아티스트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했다. 이후 뉴진스는 NJZ라는 새 팀명을 공개하고, 다음 달 홍콩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신곡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남경 한국매니지먼트연합 국장은 “계약의 신뢰 자체를 흐트러트리기 때문에 일방적인 계약 해지 선언, 그에 따른 독자적 활동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혼 시에도 조정 기간을 먼저 거치듯 엔터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재판에 앞서 조정을 먼저 거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이 뉴진스 사태에만 국한된 문제 제기는 아니라는 게 협회들의 입장이다. 최 사무총장은 “뉴진스 사태는 협회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니법’의 경우 매니저와 가수 간의 사건이었지만, 법률화하면서 한 산업의 문제가 됐다. 뉴진스 팬덤이 국회에 정책 제언을 하는 등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서, 협회에서도 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