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학교 체육화, 교문이 안 열린다”

입력 2025-02-27 16:44 수정 2025-02-28 00:05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2025 학교 e스포츠 포럼’이 27일 국회에서 열렸다.

“e스포츠의 학교 스포츠화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입니다.”

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2025 학교 e스포츠 포럼’ 기조 연설에서 “e스포츠의 학원 스포츠화를 위해 무엇보다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e스포츠를 ‘게임 중독’의 연장선으로 보는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는 이상 학교·학원으로의 확장성은 가망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게임은 중독성과 폭력성을 조장하고 공부를 방해한다는 편견으로 ‘디지털 이주민’인 기성 세대의 맹목적 거부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스포츠의 교육적 활용을 위해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제도적 지원과 인프라 구축의 실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첫 회를 맞은 학교 e스포츠 포럼은 e스포츠의 교육기관 제도권 내 진입 및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교육계, 학계의 의견을 두루 청취한다는 취지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강 의원은 “국회가 할 일은 우리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는 것”이라면서 “e스포츠의 학교 스포츠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될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말씀해주시면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처장은 e스포츠의 학교 입성 방안에 대해 “오락적 가치만이 아니라 협동, 경쟁, e스포츠의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체험, 스포츠 및 문화 활동으로의 발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선 8600개 학교가 참여하는 고등학교 e스포츠 리그가 열렸다. 15개 종목으로 수천명의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협회는 올해 문체부 장관배 전국 중고교 대회를 비롯해 찾아가는 교내 e스포츠 대회, 학교 e스포츠 클럽 지원, 전국 중고교 대회 등을 추진한다. 김 사무처장은 “청소년 참여 e스포츠 대회가 있긴 하지만 체계가 부족하다”면서 “e스포츠 산업계에서 활동할 인재를 양성해 유관 산업으로 파생해 나갈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널 토의에서 최상범 화성시 인재육성재단 본부장은 “유독 e스포츠에 대해 교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면서 “e스포츠의 타 스포츠 대비 가장 큰 차별점은 시공간, 남녀노소를 초월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라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팀을 이루고 더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팀을 이뤄 함께 게임을 한다면 사회적으로 좋은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선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이 타 스포츠 대비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게임 산업계와 정부에선 보다 강화된 장애인 접근성 개선 방안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한편 개회사에서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이날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을 만나고 왔다면서 “한국은 엘리트 체육이 잘 되어있는 반면 종주국인 e스포츠가 정례화하지 못한 게 있다는 데에 공감했다”면서 “종목 육성부에서 이를 잘 헤아리고 종목단체로서 정회원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