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땅에서 목숨을 잃은 선교사에 대해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밤(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무라망가 현지에서 사역하던 김창렬 이리문 선교사가 강도에 의해 피살됐다.
27일 마다가스카르에서 사역하는 이재훈 의료선교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창렬 이리문 선교사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이 선교사는 2008년 파송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선교사로 마다가스카르에서 의료선교를 하던 중 두 선교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 선교사는 “사위와 장인이신 두 분께서 마다가스카르를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는 비장한 말을 수줍게 건넨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며 “그러나 이제 그 길이 멈추었다는 현실이 갑작스럽고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김 선교사님께서 육신이 살아있는 동안 마지막까지 주님께 드리겠다던, 소년처럼 들뜬 표정으로 말씀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가난 고통 죄 욕심으로 황폐해진 마다가스카르를 아름다운 창조의 모습으로 돌려놓겠다던 열정은 30세 더 어린 나를 압도했다”고 회상했다.
이리문 선교사에 대해 ‘낡은 구두처럼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았다’고 표현한 이 선교사는 “무라망가에 내가 있는 타나로 올라올 때 장어를 사오며 엄지를 올리던, 나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과일을 내려놓고 떠나던 정많던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며 “몸이 많이 아프다고 했을 때 한국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자고 더 강력하게 말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많이 수고한 당신들에게 이곳의 일은 너무 힘든 일이었는지, 주님은 거기서 당신들을 멈추게 하셨다”며 “너무나 갑자기 두 분을 잃은 현실이 원망스럽지만 당신들이 남긴 사명을 기억하고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독교한국침례회 해외선교회 소속 정승 선교사 역시 자신의 SNS에 애도의 글을 남겼다. 정 선교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에서 진행된 현지 장례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돌아가시기 직전 의식이 있던 김창렬 선교사님은 그를 찾아와준 말라가시인(마다가스카르 토착민)를 보고 ‘와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며 “그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마다가스카르를 사랑했던 선교사였다”고 표현했다.
선교사 지원단체 아시안미션(AM·대표 이상준 선교사)은 이날 두 선교사의 유족과 사역을 위한 모금을 미션펀드와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시안미션 관계자는 “고인이 되신 두 분의 사역과 남은 유가족이신 김효순 선교사에게 보탬이 되고자 모금을 결정했다”며 “이번 일로 선교사 지원단체로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