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 주거공유 ‘코리빙’, MZ 사로잡는다

입력 2025-02-27 05:05
사진=홈즈컴퍼니

1인 가구 급증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분화하면서 ‘코리빙(Co-Living) 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공유 주거의 한 형태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다양한 공용공간 및 네트워킹 기회 제공해 외로움을 낮춰주면서 서울에선 지난 9년간 수요가 약 5배 수요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동반 거주도 허용되는 추세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원룸이나 오피스텔 대비 비싼 임대료, 투자자 입장에선 낮은 수익률 등이 과제로 꼽힌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26일 ‘2025 서울시 코리빙 시장 리포트’에서 서울의 코리빙 하우스가 이달 기준 7371가구로, 2000가구를 밑돌던 2016년 대비 4.8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임대 수요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2% 증가했으며, 지난해 임대차 계약은 2023년과 비교해 29% 늘었다. 알스퀘어는 “특히 팬데믹 시기인 2021년부터 공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2025년에도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리빙 하우스는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다. 공유 주거 형태인 셰어 하우스처럼 건물 내에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이 나누어져 있지만, 셰어하우스가 공용-개인 공간이 밀접하게 붙어 있어 개인 프라이버시가 저하되는 것과 달리 코리빙 하우스는 통상 공용-개인 공간이 층별로 분리돼있다.

아울러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해 1인 가구의 삶의 질을 올려주는 주거 형태다. 호실별로 세탁기, 주방 등이 있어 상대적으로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

에피소드 용산241. 알스퀘어 제공

서울의 코리빙 하우스는 주로 1인 가구 직장인·대학생·유학생을 타깃으로 주요 업무권역이나 대학가에 공급되고 있다. 개인 전용공간은 대부분 5~9평 규모의 스튜디오 타입 원룸 형태로 제공되고 옷장이나 침대 등이 갖춰졌다. 공용공간은 입주자 전용으로 제공되고, 공용 주방과 세탁실, 라운지, 세대 창고, 루프탑 등을 일반적으로 포함한다.

국내외 대형 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MGRV(전 현대해상 계열), DDPS(SK D&D계열), SLP(신영 계열), KT에스테이트 등 국내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 중이다.

1인 가구가 선호하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우려하는 ‘외로움’을 해소해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KB금융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중 18.1%는 외로움을 주요 걱정사항으로 꼽았는데, 이는 건강(17%)보다 높다. 알스퀘어는 “코리빙 하우스는 무료·유료 멤버십을 통해 커뮤니티 시설 이용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제공해 1인 가구의 사회적 연결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동반 거주도 허용하는 추세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코리빙 하우스에 반려동물 전용 세대인 ‘반려동물 특화 타입’을 별도로 구성한다. DDPS가 공급하는 에피소드의 경우 전 지점에 반려동물을 허용하고 있다. 셀립, 지웰홈스, 로컬스티치 등도 일부 지점에서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과제도 있다. 우선 소비자로선 비싼 임대료가 걸림돌이다. 서울 코리빙의 중위 임대료는 90만원으로, 오피스텔과 비교해 대부분 지역에서 코리빙의 임대료가 높았다. 특히 용산구의 코리빙은 전용면적당 임대료가 오피스텔보다 최대 2.6배 높은 수준이었다. 이밖에 좁은 전용면적, 공용공간 사용의 불편함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투자자 측면에서는 주택 분양 대비 낮은 수익률, 임대료 상승 제한, 높은 운영·마케팅 비용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