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교수를 지낸 바 있는 박 작가는 자연의 심미적 가치를 탐구하며, 이를 독특한 선과 색감으로 표현해 주목받아왔다. 특히, 동양의 서예적 요소에 초현실주의의 오토마티즘(Automatism), 추상표현주의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 기법을 접목하여 보이지 않는 기운의 생동감을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기법을 활용한 대표작과 함께, 자연 속에서 찾은 내면의 평온과 삶의 의미를 담아낸 작품들이 공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시인 나태주의 서정적인 언어로 재탄생한 작품 ‘말을 타고 꽃밭 가니’도 만나볼 수 있다. 박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나태주는 이를 모티브로 시를 창작해 자신의 최신 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에 수록했다. 회화와 문학이 만나 탄생한 이번 협업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울러, 박 작가는 아트토큰의 NFT 스튜디오와 협업한 디지털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200호 원화 작품을 포함한 5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그의 작품은 광화문의 랜드마크인 ‘그랑서울’ 미디어 아트 월에 전시돼 이달 말부터 초대형 디지털 화면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아트큐브 투알투 갤러리의 홍지숙 대표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섬세하게 표현한 박방영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관객들이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동양화적 표현이 디지털로 구현될 때 갖는 맛과 구조적 아름다움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4월 10일까지.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