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염색산단 올해 3차례 폐수 유출…재발 방지 고심

입력 2025-02-26 11:03 수정 2025-02-26 11:08
지난 24일 대구염색산업단지 내 공단천 하수관로에 분홍빛을 띤 폐수가 유입되고 있다. 이주한 대구 서구의원 제공

대구 서구에 있는 염색산업단지에서 올해 들어 세 차례나 폐수 유출이 확인되면서 시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끝까지 폐수 유출 출처를 찾아 조치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대구지방환경청, 관할 기초단체인 서구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염색산단 내 폐수 유출 의심 13개 사업장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시는 해당 사업장들의 작업일지 확보, 작업공정·폐수이송경로·우수배관 확인 등 정밀조사를 실시해 폐수 유출 원인을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염색산단 내 하수관로에서 검은빛을 띠는 폐수가 확인됐다. 서구가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한 결과 정상치 기준(7∼8)을 벗어난 10으로 나와 폐수로 판단했다. 앞서 24일에도 분홍빛을 띠는 폐수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됐고 지난달 8일에도 같은 곳에서 폐수가 유출됐다. 폐수에는 염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등은 이에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폐수 출처를 찾지는 못했고 의심 작업장 13곳을 추렸다. 폐수 유출의 고의성 여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염색산단의 경우 업체들이 상수도 계량기에 명시된 공업용수 사용량을 기준으로 폐수 처리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폐수 무단 방류가 실익이 없다. 이에 시설 노후나 파손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폐수 유출로 대구염색산단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구염색산단은 과거부터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대구염색산단이 있는 서대구지역에서 역세권 개발 등 활발한 도심 개발이 이뤄지고 이 일대 주거지역이 늘면서 악취를 호소하는 민원이 급증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대구염색산단 내 대부분의 사업장은 악취배출시설에 해당된다. 127개 섬유·염색업체와 3개 환경시설이 규제 대상이다.

올해부터 매년 대구염색산단 일원 악취 실태조사도 실시한다. 악취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해 염색산단 일원의 대기 중 복합악취 여부, 지정악취물질의 농도와 악취 정도 등을 파악한다. 이런 와중에 폐수가 잇따라 유출되면서 대구염색산단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하천에 유출되는 폐수의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먹는 물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폐수 무단 방류를 발견한 시민은 적극 신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