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 승격 이후 27년 만에 전면 개편된 울산 시내버스 노선 대한 주민 불만이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정치권과 5개 구·군 주민들은 버스 개편을 전면 무효로 하고 이전 노선으로 되돌리자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26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시내버스 개편은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시작됐다. 시는 지난해 8월 개편 초안을 마련한 후 공청회를 여는 등 시민의 의견을 받아 노선개편에 반영했다.
새롭게 마련된 시내버스 노선은 기존 183개 노선에서 180개 노선으로 개편됐다. 이는 기존 노선에서 83개 노선을 유지하고 중복·굴곡·장대노선 등 불합리한 노선 100곳을 정비했다. 또 22개 노선을 신설했다.
개편 전 최장 노선은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에서 남구 태화강역까지 총 90㎞를 운행하는 715번 버스다. 이 노선의 운행시간은 1시간 40분에서 2시간까지 걸렸지만 개편 후 45분~50분으로 빨라졌다.
그러나 울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 대중교통 불편신고 홈페이지에는 중구·남구 내 이동은 편해졌지만, 동구·북구·울주군에서 시내로 향하는 버스는 대폭 줄어들고, 배차시간도 늘어나 접근성이 낮아졌다는 민원들이 쏟아졌다.
특히 울주군과 동구 등 외곽지역 시민들의 버스 이용 불만이 극심한 상황이다. 이들은 시내버스 노선 개편 과정에서 수많은 집회와 서명운동을 벌였지만 결국 의견 수렴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울산 동구 지역 주민단체인 ‘동구 살리기 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12일 “울산시는 버스노선 개편에 따른 불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신속히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울주군 주민대회 조직위원회도 지난 13일 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노선 개편 재조정을 요구했다.
울산시민 50여명은 지난 18일 울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울산시는 혼선만 빚는 새 버스노선을 고집하지 말고 20여년 동안 사용한 버스 노선을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지난 25일에 열린 시 의회에서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관련해 김두겸 울산시장과 야당 의원이 거센 공방을 벌였다. 이들은 35분을 넘길 정도로 길게 질의응답을 하며 사안마다 대립했다.
울산시는 시내버스 노선 불편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노선 조정이나 보완은 다음달까지 승객 이동 자료와 시민 의견을 종합해 7월 이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정시성 확보 등을 위해 매주 운행횟수 및 배차시간표를 조정하는 등 안정화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