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을 떠나지 말아 주십시오.”
-주민 일동-
-주민 일동-
미국 LA의 한 거리, 교회 일대에 걸린 현수막이 한국 청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국 탈봇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 Div) 과정을 밟던 그는 교회가 홈리스의 의식주를 지원하고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수리해주며 지역 일대를 청소하는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단 걸 알게 됐다. 목사를 꿈꾸던 청년은 이렇게 다짐했다. ‘한국에선 교회가 지어진다고 하면 지역주민들이 교회입주 결사반대 현수막을 거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 주민들은 오히려 교회가 떠나는 걸 만류하다니. 나도 나중에 담임목사 되면 저런 목회를 해야겠다.’
고신원 신월동교회 목사가 25일 국민일보목회자포럼(회장 이기용 목사)에서 소개한 신월동교회 지역 환대 사역의 배경이다. 교회는 지역아동센터만 두 곳, 키즈카페도 별도 운영하고 있다. 또 주중 어르신 복지관도 운영하고 치매 중풍 노인이 찾는 주‧야간보호센터 문은 주말에도 열고 있다. 이번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이기용 목사)에서 ‘변화하는 시대 속 변함없는 사명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는 교회’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선 고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약한 자들을 돌보시면서 제자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라’고 말씀하셨다”며 “교회는 단순한 신앙 공동체를 넘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섬김을 실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 목사는 “목사가 되기 전에 먼저 지역 주민이 돼야 한다”며 “지역 밀착형 교회가 되려면 주민들의 경제적, 정서적 고민을 이해하고 깊이 있는 소통을 이어가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지역 행정기관·복지단체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봄 직하다. 또 지역 축제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역 주민들이 요청하면 교회 공간을 개방하라”고 제안했다.
이날 특강은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말씀으로 마무리됐다. 고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를 사랑으로 섬길 때 지역 주민들은 교회를 신뢰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복음의 문도 열릴 것”이라며 “이웃을 환대하는 사역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